‘부모님께 효도하여라.’ 정송자·김영배씨 부부 가정과 고혜선·홍성빈씨 부부 가정은 이 넷째 계명을 잘 실천하며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머지않아 100세가 될 노부모와 홀로 살고 있는 86세 친정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이들 가정은 노인 돌봄을 통해 가정에서부터 어떻게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을까.
■ 정송자·김영배씨 부부 가정 연로하신 부모님 돌보며 지내는 삶 훗날 하느님 앞에 떳떳할 수 있겠죠?정송자(체칠리아·69·서울 공릉동본당)씨는 매주 3회 이상 친정 부모님 댁을 방문하고 있다. 오후 7시부터 저녁 식사와 약을 챙겨 드리고 목에 가래가 생기지 않게 호흡기 치료도 해드리다 보면 금세 시간이 간다. 그러고도 잠드실 때까지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몸을 이쪽저쪽 눕혀 드리고 주무실 때쯤 함께 기도하고 돌아오면 매번 오후 10~11시가 훌쩍 넘는다. 그럼에도 직접 다녀오는 정씨나 이를 지켜보는 배우자 김영배(필립보·72)씨나 “그만하겠다”거나 “그 정도면 됐다”는 소리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생활이 벌써 10여 년째인데도 그렇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가족인 친정 노부모를 돌보는 일이 가정 내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머지않아 100세가 될 노부모를 정씨가 주마다 최소 3회 이상 찾고, 이러한 정씨의 활동을 김씨는 묵묵히 지원해 줌으로써 부부의 사랑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도 더욱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10여 년 전부터 어머니가 아프셨는데, 그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자주 찾으면서 남편에 대한 애틋함도 커졌고 남편도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잘해주고 더 사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부의 사이는 2개월 전 김씨의 아버지 ‘요셉’ 옹이 세상을 떠나면서 더욱 각별해졌다. 8년 전 아내를 여의고 간암으로 고통받던 요셉 옹은 세상을 떠나기 2달 전부터 요양원에 머물렀고, 집이 아닌 그곳에서 눈을 감았다. 이 모습을 지켜본 부부는 아버지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외롭게 보내시다 임종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해서든 가족이 부모를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확고해졌다. 그 결과 지금도 정씨는 매주 3회 이상 부모를 찾아 돌봄을 실천하고, 김씨는 이 같은 정씨의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정씨는 “시아버지가 떠나신 후 매일 미사를 봉헌하는 등 시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말년을 외롭게 사신 모습이 자꾸 떠올라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며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 몸이 아프고 힘들 때도 있지만,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몸이 닿는 데까지 부모님을 돌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씨는 “나중에 하느님 앞에 섰을 때 100% 떳떳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하느님이 말씀하신 부모님을 공경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고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자녀들 덕분에 이렇게 오래 살 수 있어 고맙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실 때마다 뿌듯하고 기쁘다며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 “가족과 부모님이 건강하고, 저 역시 부모님을 곁에서 계속 돌봐 드릴 수 있도록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자 지향, 행복입니다.” ■ 고혜선·홍성빈씨 부부 가정 가정에서 사랑과 효가 이뤄지면 세상에도 생명의 문화 형성될 것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