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유교문화권 6개 주교회의 보고서

입력일 2021-01-29 13:53:06 수정일 2021-01-29 13:53:06 발행일 1973-12-09 제 89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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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에 복음적응을
입교자 매년 줄어
사회 발전에 교회 못따라
일본-사제 1인이 1년에 3명 영세
산업ㆍ도시화는 감소 주원인
동부아시아 지역 유교문화권에 속하고 있는 교회들의 보고에 의하면 최근 이 지역에서는 신자 증가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 일본ㆍ대만ㆍ월남ㆍ홍콩ㆍ마카오 등 6개 주교회의 사무국이 조사 발표한 이 보고서는 이 지역의 입교자 감소원인이 주로 물질주의의 점진적 성장과 동서양의 종교적 차이에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크리스찬 복음의 유교주의 문화에의 적응」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먼저 한국교회는 1950년대 초ㆍ중반기엔 입교자 수효가 괄목할 정도의 숫적증가를 보였으나 그 후 점차 쇠퇴, 지금은 많은 냉담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 보고는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고 무엇보다 가톨릭 신자들의 일반적인 기질은 퍽 건전할 뿐 아니라 한국 국민의 자연 종교심은 감탄할 정도라고 보고했다. 일본교회의 보고에 의하면 1972년말 일본의 신자수는 국민 총인구 1억6백만 중 불과 35만2천명으로 국민 3천명중 1인이 신자인 셈이다. 지난 한 해 일본교회의 입교자수는 6천8백86명으로 전체사제 1천9백명 가운데 사제 1인이 겨우 3명을 입교시킨 계산이 된다. 이 사실은 일본의 전교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대만은 입교자가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매년 수천명의 입교자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기성신자들의 이주 혹은 교회와의 단절로 그 수가 상쇄되고 있다. 대만교회는 1949년 당시 신자수 1만 내외였던 것이 1968년까지는 30만으로 크게 불어났으나 1973년 말에는 30만1천6백76명을 기록했을 뿐이다.

홍콩은 교회가 운영하는 광대한 교육시스템과 비록 신자수는 25만8천명으로 인구의 6.1%에 지나지 않으나 학교 인구의 21%가 가톨릭학교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가톨릭학교에 있는 24만5천명의 학생 가운데 3만8천명은 비가톨릭이다.

홍콩교회 역시 1952년부터 1971년 사이에 신자수가 5배로 불어나긴 했으나 유아 영세와 성인 영세자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도 이미 1964년 이래 신자수가 감소하고 있다.

마카오에서는 과거 20년간 별다른 증가를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다 마카오는 다른 교회 보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불운한 상황에 처해있다. 그것은 곧 노동과 출판물이 공산주의자들의 지배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월남의 복음화는 전쟁으로 인해 자연히 큰 타격을 면치 못했다. 현재 월남의 신자 수는 거의2백만으로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반수가 1954년 국가양분때 남쪽으로 넘어온 피난민들이다.

특히 월남에서 상대적인 평화상태가 지속된 1960년부터 63년까지는 복음화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월남 중심부는 미중유의 신자 증가를 보였다.

이상 6개 주교회의의 입교자 감소현상은 각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주원인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향락생활과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 그리고 만연된 세속주의를 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으며 한국ㆍ대만ㆍ홍콩 등은 급속도의 산업화와 이에 따른 부의 팽창이 세속화 물질주의를 초래하고 전통적 가치체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아울러 한국을 비롯한 몇몇 보고서들은 교회 자체 내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음을 시인했다.

이러한 난문제들을 해결하는 특별한 방안이 제시되진 않았으나 이들 주교회의 보고서들은 무엇보다 변화된 환경에 교회를 적응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여러 보고서는 이 지역에 있어 그리스도교가 여전히 외국종교의 탈을 벗지 못해 복음화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문제의 가능한 해결책은 대만보고서에서 언급됐다. 이 보고서는 중국 재래의 종교와 도덕전통에 젖어있는 중국인의 정신과 복음의 중심메시지와는 근본적으로 일치된다고 지적 이 사실은 곧 유교문화권에 속해있는 이 지역 여타 주교회의에도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