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에콰도르「사랑의 학교」 영양식공급"전면중단"

정경남
입력일 2019-05-06 10:19:45 수정일 2019-05-06 10:19:45 발행일 1990-02-18 제 1692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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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오트밀」긴급히 필요
한국신자들의 정성어린 도움호소
남미 에콰도르의 조그만 바닷가 마을 빨말(Palmar)과 그 주변마을의 굶주리고 헐벗은 어린이들을 위해 세원진 아가방「사랑의 학교(Agape Escuela)」가「영양식공급 중단」이라는 엄청난 현실 앞에서 오로지 한국교회의 정성어린 도움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랑의 학교」는 빨말본당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규업 신부와, 87년 2월 에콰도르 구아야낄 대주교의 인가를 얻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외국서 수녀회를 창설, 현지서 첫 서원자를 배출한「예수그리스도의 수녀회」소속 선교수녀 3명의 힘으로 85년 지역어린이 50여명과 함께 시작한 아가방이다. 그동안 에콰도르 주교회의 산하 자선단체「Santa Ma·riana de Jesus」의 도움으로 두달에 한번씩 쌀·콩·식용유·우유·오트밀 등을 공급받아 왔으나 지난해부터는 현재 아가방 수용인원의 절반인 1백명분으로 공급량이 줄었고, 올 4월말부터는 영양식이 완전히 중단되는 안타까운 실정에 놓여있다.

『조금씩 제공되는 음식이지만 가끔씩 어린이들이 음식을 남기곤 하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하나같이「집에 있는 돼지에게 줄꺼예요」라면서 음식찌꺼기를 들고 가지만, 사실은 굶고있는 집식구들을 위해 가져간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지요』.

한국교회의 에콰도르 선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에콰도르 선교 지원자 모집 및 아가방의 물질적 지워을 위해 지난해 귀국, 현재 한국수련소에 머물고 있는 류영월 베로니까 수녀는『지금 에콰도르에는 우기가 시작됐는데도 비가 오지않아 농작물이 말라가고 있고, 찌는듯한 더위 속에도 쓰레기 차는 몇달째 감감 무소식에다 일부지역에서는 출혈성 열병이 돌고있다』면서 엎친데 덮친 절박한 현지 상황을 호소했다.

아가방은 3~5세 유아 2백여 명이 빨말본당과 7개 공소에 각각 수용,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은 빈곤과 무지·폭염 등으로 인한 비위생적인 생활환경과 영양실조로 죽음에 직면한 어린이들에게 우유 등의 영양식을 제공함으로써 어린이들이 생명을 이어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 아가방 어린이들에게는 1인당 5백~7백원정도의 비용으로 아침(우유·빵)과 점심(밥·국)이 제공되는데 공소어린이들은 인적·물적자원의 절대 부족으로 아침은 우유 한잔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곳 어린이들에게 무엇보다도 절대 필요한 음식은 우유와 오트밀. 그러나 가장 비싼 이 우유와 오트밀은 작년 중순부터 이미 공급이 중단된 실정이다.

열악한 환경속에도 불구 벽돌로 사방을 막아 교실의 꼴을 갖춘 본당아가방은 어머니들이 교대로 음식을 만들면서 매일 20원씩의 보조비를 내는 등 그나마 조금씩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형편.

예수 그리스도의 수녀회 류베로니까 수녀는 에콰도르「사랑의 학교」어린이들에게 드는 1년간 총 비용은 2천 2백만 수크레(한화로도 비슷)이고 나머지 연료·식수·부식비 등은 빨말본당 최규업 신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 동안 빨말지역의 선교를 위한 인적·물질지원 요청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한국교회에 비교적 폭넓게 전해졌지만 실질적으로 아가방은 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는 류수녀는『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이「우리집 아이중 한명이 남미에 살고 있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에콰도르「사랑의 학교」2백여 어린이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에콰도르 아가방이 처한 절박하고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며 지속적이고 정성어린 재정지원자 및 기관·단체를 찾고있는 류 수녀는 특히 작은 정성이지만 선교사들에게 큰 힘이 되는 끊이지않는 신자들의「꾸준한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연락처=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청산주공아파트1단지143동 503호 예수그리스도의 수녀회(02)685~6230

정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