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의정부교구, 9월 ‘청소년 100인 원탁회의’ 앞두고 준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6-02-29 수정일 2016-02-29 발행일 2016-03-06 제 2984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교구 청소년 사목정책… 그들 스스로 기획”
초·중·고부터 청년까지
자유롭게 의견 나눠
청소년·청년 사목의 전망을 논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있다. 청소년들을 교육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교육과 사목의 ‘주체’로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의정부교구가 ‘청소년 100인 원탁회의’를 올 가을에 마련한다.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 동안 의정부 한마음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릴 회의에는 초등부 학생 20명을 포함해 중고등부 40명, 청년과 대학생 40명 등 총 100명의 청소년·청년이 참여한다.

“애들이 뭘 알까?”하는 구태의연한 의구심과 편견에서 벗어나, 청소년들 스스로 현실을 인식하고, 또래 청소년과 교회에 바라는 사목과 교회상을 제안함으로써 참된 청소년사목의 전망 수립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청소년·청년 ‘사도직’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미 50년 전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제12항은 이렇게 말한다.

“청소년들이야말로 청소년을 직접 만나는 첫째 사도가 되어야 하며, 자기들이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을 고려하여 자기 자신들 가운데에서 자기 자신들을 통하여 사도직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공의회는 갈수록 사회 안에서 청소년들이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 비례하는 능동적인 사도직 활동”이 요구되는데, 청소년들의 “타고난 품성 또한 그러한 사도직 활동에 적합하다”고 확신한다.

벨기에의 조셉 카르딘 추기경(1882~1967)은 1910년대초 산업화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청소년들이 소그룹 연구회를 조직, 주체적으로 삶을 성찰, 토론하고 자신과 주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공동 실천’을 청소년들 스스로 하도록 인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가톨릭 청년 노동조합’, ‘가톨릭 노동 청년회’ 등 조직으로 구성되면서 ‘청소년 사이에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참된 의미의 청소년 사도직 운동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청소년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청소년 ‘사도직’의 전망은 교회 안에서 이미 충분히 인식되고 권고돼 왔다. 하지만 수없이 지적된 주제이면서도, 한국교회의 청소년·청년 사목에서 ‘젊은이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은 계속 강조돼야 하는 해묵은 문제로 여전히 남았다.

의정부교구의 ‘청소년 100인 원탁회의’는 청소년 사목의 뿌리깊은 과제를 넘어서기 위한 과감한 시도이다.

회의의 대주제는 ‘청소년이 교회와 함께 청소년 사목의 미래를 논하다!’이다. 이미 관련 사목자와 각종 연수 봉사자, 청소년 대표 등으로 기획단을 구성해 회의 의제 마련을 위한 회의와 워크숍 등을 진행되고 있고, 행사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단계에 들어갔다.

4월 중으로는 참가자 모집을 마무리하고, 7월까지 참가자와 봉사자 교육과 회의를 실시한다. 8, 9월 최종점검 뒤 9월 회의를 마친 뒤에는 토의 결과를 선별, 정리해 청소년 사목정책 제안서를 작성, 전달한다. 교구장 주교는 제안서를 바탕으로 교구의 청소년 사목 전망과 정책을 담은 사목교서 또는 사목서한을 발표한다.

회의 진행 방식은 이른바 ‘원탁회의’(round-tale) 방식으로, 참가자들의 수평적, 효율적 소통을 도모한다. 주최측은 몇 가지 요점과 질문을 담은 한 쪽 분량의 자료를 제공하고, 모든 참가자들은 돌아가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능동적 참여와 수평적 소통이 핵심이다.

교구와 기획단은 이번 회의를 통해 세 가지를 기대한다.

▲청소년들로부터 직접 그들의 현실과 욕구, 교회에 대한 기대를 청취함으로써 사목정책 수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는다.

▲기획과 실행, 평가까지 모든 단계에서 청소년 리더를 양성함으로써 행사 후 청소년 지도자의 층을 두텁게 유지할 수 있다.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청소년 사목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