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병인년 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 안내서」 발간 원종현 신부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5-11-24 수정일 2015-11-24 발행일 2015-11-29 제 2971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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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뿌리 바로 알면 신앙 굳건해집니다”
다양한 사목현장에 필요한 자료 제공 위해 사료 수집
관련 심포지엄 준비 계속
“순교영성 우리 삶 구현 목표”
원종현 신부가 「병인년 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 안내서」를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병인년 순교 100주년에 해당하는 1966년에 우리 교회가 어떤 시간을 살았는지 이 책에 담았어요. ‘응답하라 1866’인 셈이지요.”

2016년은 병인박해 15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이에 서울대교구는 사목목표를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진 신앙’으로 잡고 순교선조들의 영성을 본받고자 한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겸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원종현 신부는 본당 등 다양한 사목 현장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병인년 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 안내서」를 발간했다.

“우리 신앙에는 역사가 있고, 우리 믿음에도 뿌리가 있습니다. 이를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에요. 흔들림 없는 신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주제의 교회사 관련 심포지엄을 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분산돼 있는 유물 및 사료들을 분류하고 목록을 작성해 교회사적지(순교성지)와 순례지 성당에 순환·분산 전시함은 물론 통합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 속 순례길을 조성하고 신자들이 그 길을 걷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어요. 순교를 마다하지 않은 우리 신앙선조들이 걸었던 그 길을 걸으며 우리 신앙에 역사가 있음을 스스로 성찰하기 위함이죠.”

한국교회사연구소도, 순교자현양위원회도 모두 신자들에게 교회 역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에 도움을 주고자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잘못된 주장이 있으면 그를 바로 잡는 역할도 하고 있다.

“동학 2대 교주 최시형 선생이 일명 서소문 감옥에 갇혔다는 이유로 서소문밖 네거리 순교성지와 동학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이 ‘서소문 감옥’이라는 호칭은 행정명칭이 아닙니다. 더욱이 서소문밖 네거리 순교성지라고 하는 참형 터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원 신부는 최시형이 1개월 남짓 수감됐던 서소문 감옥은 1894년 갑오경장 이래 당시 전옥서(한성감옥, 종로감옥)의 개보수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쓰였던 선혜청감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선혜청감옥은 숭례문에서 남산방향으로 지금의 남대문 수입상가(서울시 중구 남창동)가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선혜청의 위치는 서울시 역사문화재과가 설치한 선혜청 터 표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와 순교자현양위원회는 이런 문제들을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학술적인 토론의 장에서 정리하고자 하고 있다. 11월 10일 열린 포도청 옥사 심포지엄에 천도교 교화관장을 발표자로 초청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자생적 교회라는 특수성 그리고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통해 드러난 신앙선조들의 정신을 어떻게 구체적인 신앙실천운동으로 전환할 것인가 고심 중입니다. 순교선조들의 영성을 우리의 삶 속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