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 11월 테마 ‘그리움’] 그리운 내님 ‘아버지’

이윤석
입력일 2015-11-24 수정일 2015-11-24 발행일 2015-11-29 제 2971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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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내님, 당신의 어진 얼굴은 언제나 제 가슴에 있습니다. 긴 날을 오래도록 가슴에 묻어도 그리운 내님 당신의 어진 얼굴은 선명한 숨결로 살아 제 눈시울을 적시우곤 합니다. 지나온 시간이 그토록 길고도 아득하기만 한데, 어찌 그리도 한 길로만 남으셨습니까. 어찌 그리도 무정하게 급하게도 가셨습니까.

사모하는 내님, 당신의 마지막 가시는 길 지키지도 못한 불효자는 몇 만 번 부서지고 또 부서져 울고 또 울었습니다. 아직도 어리기만 한 저의 마음은 당신의 한결같은 그리움으로 가득하니 밤잠을 설치기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저의 그리움은 잊어진 당신 사랑을 추억하는 애틋한 몸부림이며, 슬픔을 삭이기를 기도하는 일입니다. 제 눈은 당신의 눈이고, 제 입은 당신의 입이며, 제 귀는 당신의 귀입니다.

사랑하는 내님, 당신이 계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습니다. 그리도 아끼시던 저를 두고 먼 길 떠나시기 전 설움으로 남기신 편지. 그 애련을 받아 든 순간 제 마음 속 심연은 눈물로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고향땅에 그리 뿌려 달라 하심은 ‘이제는 그만 잊고 살거라’ 그 뜻으로 알지만은 저는 영원히 당신을 가슴에 뿌렸습니다.

흘려서 애써 쓰신 글귀나마 울지 말거라 하셨지만은 눈 감으면 찾아드는 당신 향한 그리움에 제 마음 속 대지는 눈물로 홍수를 이루었습니다. ‘언제나 바르고 곧게 살거라’ 당부 말씀 고이 하셨지만은 당신을 잃은 세상에서 저는 길 잃고 헤매이다, 당신의 뜻을 이리 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죄인이 되어버린 몹쓸 몸둥아리가 자유를 향한 갈망으로 모래성을 쌓아가는 밤이면, 억울하게 갇혔다는 번뇌가 당신을 그리는 그리움 안에서 엎치락뒤치락 이내 모래성을 무너뜨리고 맙니다.

고우신 내님, 당신의 청렴했던 흔적들이 아직도 가슴에 깊이도 남았습니다. 그럼에 비로소 못난 이 아들은 속죄의 길에 접어들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바르고 곧게 살거라’하신 당신의 말씀 깊이 새기고 또 새겨 다시는 잊지 않겠습니다. 아직도 한참을 어린 마음이나마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그리운 내님, 당신의 어진 사랑 업고서 쉽고 편한 길만 걷지 않으며, 외롭고 고독한 길이라도 마다치 않겠습니다.

사랑하는 내님, 이제는 부디 저를 놓고서 평온으로 찾아 잠들어 주시길, 부디 저의 간절한 기도가 당신의 어진 마음에 가 닿을 수 있기를 오늘도 마음 모아 기도를 드립니다.

이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