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희중 대주교·유흥식 주교, 물대포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 위로 방문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15-11-24 수정일 2015-11-24 발행일 2015-11-29 제 297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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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위협하는 행위 결코 정당화될 수 없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찾아 환자 상태 확인하고 가족 위로
백씨, 뇌출혈로 위중한 상태
“시위는 국민 권리… 강경 진압 안돼”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11월 17일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앞 복도에서 백남기씨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제공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생명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이렇게 무자비하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가 시위 진압용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농민을 위로 방문하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김 대주교는 11월 17일 오후 4시 백남기(임마누엘·69·전 광주대교구 가톨릭농민회 회장)씨가 입원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방문해 백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 주교회의 사무처장 김준철 신부 등이 동행했다.

김 대주교는 “의식 없는 상태로 놓여 있는 형제와 그 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에 동참하기 위해 왔다”며 “생존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생명의 소중함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이에 반하는 어떤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행한 유흥식 주교도 “국민이 시위를 하는 것은 권리 중의 하나이므로 강경 진압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모든 일에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주교는 교회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남기씨는 지난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경찰의 진압용 살수차가 뿌린 물을 맞고 쓰러졌다. 현재 뇌출혈 증상으로 의식이 없어 위중한 상태다.

백씨 가족과 농민단체 회원들은 11월 18일 강신명 경찰청장 등 경찰 관계자들을 살인미수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현찬 전국 가톨릭농민회장은 “가해자가 사과도 없이 자기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전국 각 교구 가톨릭농민회는 11월 17일부터 매일 오후 4시 백남기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미사를 서울대병원 앞에서 봉헌하고 있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