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교황의 방미와 방한

입력일 2015-10-06 수정일 2015-10-06 발행일 2015-10-11 제 296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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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닷새간에 걸친 미국 순방이 끝났다. 교황이 미국 순방에서 발표한 수많은 메시지들은 단지 미국교회나 사회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정치와 경제, 군사적 권력의 심장부인 워싱턴과 뉴욕, 그리고 세계가정대회가 열린 필라델피아 등 3개 도시에서 교황이 지적한 인류와 세계의 현안들은 그대로 전세계의 사람들, 특히 지구적인 현안들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권력들이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 안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따라서 미국교회가 이러한 지구적 현안들과 관련해서, 또한 미국교회 자체의 쇄신과 참된 복음화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수없이 많고,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가톨릭교회는 이제 교황의 메시지들을 자신들의 처지와 사목적 환경 안에서 어떻게 성찰하고 구체화해나갈 것인지 그 과제를 부여받았다고 할 수 있다. 교황의 미국 순방의 결실은 상당 부분 그 과제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인지에 달려 있다.

우리는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라는 선물을 받았고 이미 방한 1주년을 지냈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 역시 교황의 메시지들을 어떻게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교황의 미국 순방이 다시 한 번 전세계와 인류에게 감동으로 밀려왔던 이 시점에 이르러 우리는 지난해 교황 방한이 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를 곰곰이 성찰해봄직하다. 한국교회의 구체적인 삶과 신앙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교황 순방은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다소간 비판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처 입은 한국교회에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건네주며 위로와 위안을 주었던 교황은 동시에 참되게 복음적이어야 한다고 한국의 하느님 백성을 향해서 호소했었다. 지난 1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는 과연 얼마나 교황을 통해 전해진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깊이 성찰하고 스스로 변화하려고 노력했었는지를 곱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