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 서귀포본당에 반가운 아기 울음소리

이창준 제주지사장
입력일 2015-08-25 수정일 2015-08-25 발행일 2015-08-30 제 2959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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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자녀 11명 합동 세례… 결혼이주민 사목 노력 결과
8월 15일 세례를 받은 다문화가정 자녀 11명과 가족들이 제주교구 서귀포본당 주임 현요안 신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교구 서귀포본당(주임 현요안 신부)에서 다문화가정 자녀 11명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세례식에서 하느님 자녀로 태어난 인원은 총 33명. 이 중 성인 22명을 제외한 11명이 모두 다문화가정 자녀들이었다. 생후 4개월 영아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나이도 성별도 다양했다.

제주교구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세례를 받은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11명 자녀가 동시에 세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결성된 결혼이주민들의 단체 ‘나오미’(회장 마리사·필리핀 출신)의 노력 결과이기도 했다.

2014년 서귀포본당 총 세례자 29명 중 단 4명만이 어린이였던 점을 살펴보면 이번 세례식은 더욱 특별하다. 다문화가정 사목 활성화로 본당 어린이 세례자 수가 증가한 것이다.

서귀포본당은 올해 1월 결혼이주민들을 위한 사목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아 ‘다문화분과위원회’(위원장 이경숙)를 발족했다.

결혼이주민들의 삶과 신앙을 위한 구체적 사목 방향을 고민하는 ‘다문화분과위원회’는 다른 본당에서는 보기 드문 조직. 이후 2월, 사목의 영향을 받은 ‘나오미’ 결성으로 본당 다문화가정사목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기존 신자들과 다문화가정이 소통하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면서 다름을 잊고 서로 친교를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주임 현요안 신부는 “결혼이주민들은 필리핀에서 세례를 받고 제주도로 시집온 경우가 많지만 그 2세들이 세례를 받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면서 “11명 다문화가정 자녀가 세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분과위원회와 나오미 회원들의 6개월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또 “젊은 신자들이 타지로 옮겨가 공동화된 이곳에서 미사 때 들리는 다문화가정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115년 된 공동체에 희망과 활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나오미’란 성경 속 이방인 ‘롯’의 시어머니 이름으로 며느리를 차별없이 대한 나오미처럼 다문화가정과 본당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창준 제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