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손희송 서울 보좌주교 탄생] 축하합니다

입력일 2015-07-22 수정일 2015-07-22 발행일 2015-07-26 제 2954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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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 회장

“평협 임원들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

교회와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마음들이 촉촉해진 날, 손희송 신부님께서 주교로 수품되신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 주교님들을 모실 때마다 교회가 지닌 놀라운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손희송 베네딕토 새 주교님, 온 마음 다해서 축하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신부님을 찾아 뵐 때는 언제나 복잡하고 힘든 일을 가지고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사람이 반가울 리 있으셨겠습니까? 그런데도 신부님께서는 늘 따끈한 커피 한 잔과 가득한 미소로 절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에 대한 말씀으로 위로해 주셨습니다.

“세상에는 우리를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요인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길은 십자가를 요구합니다. 주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의 어머니도 되신 마리아께서는 은총으로 그 험한 길을 완주하신 분입니다. 그분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그분께 청원하십시오. 그분께서는 우리의 사정을 잘 아시는 분이십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들 안에서 하느님의 뜻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실 겁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첫 자리에 모시고 일을 추진할 때는 역풍까지도 순풍으로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십시오.”

저에게는 손희송 새 주교님께서 17년 간 ‘마리아론’을 강의하신 교수님이기보다 ‘또 다른 어머니 마리아’이셨습니다. 제가 어려울 때 항상 위로가 되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를 일치 안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모든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다른 종단 대표들 안에서 다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도록 일깨워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저희 평협 임원들이 마음을 모아 새 주교님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주님께서 맡겨드리는 양들(백성들)을 사랑으로 보살피시는 성인 주교님이 되시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새 주교님, 축하합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놀라운 은총을 지니신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 1991~1993년 서울 용산본당 총회장 배우리씨

“늘 밝은 모습으로 교회 지켜가실 것”

1992년 10월. 총회장을 맡고 2년차 되던 가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신학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본당 주임이라는 새내기 사목을 시작하게 된 손 신부님께서는 성당으로 오는 차 안에서 긴장이 되실 법도 한데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자상한 음성으로 대화에 응해 주셨습니다. 편안히 농담까지 섞어 스스럼없이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는 신부님이 마치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모시고 오는 차 안에 동승하신 신부님의 어머님께서는 본당 첫 사목을 하게 된 아들 손 신부님이 조금은 염려가 되셨던지 당부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어머님의 몇 말씀 중에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신부는 모름지기 신자들의 어버이 노릇을 잘 해야 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성당을 잘 지키고 절대로 밖에 있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신자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잘 돌봐야한다는 말도 하셨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2년이라는 사목 기간 중 신부님께선 성당을 비우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성지순례로 며칠씩 있다 오시는 일도 없었습니다. 신자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돌봐주시고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 주셨습니다.

교의신학을 전공, 그 어려운(?) ‘신학’이 몸에 밴 분이심에도 쉽게 설명하시며 가끔 유머도 섞어가면서 강론을 잘 해주셨습니다. 신자들과도 잘 어울리시고 모두를 즐겁게 해주셨습니다. 항상 밝고 환한 모습이어서 신부님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교우들이 행복했습니다.

2년간 성당 사목활동을 마치고 떠나실 때 신자들은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이런 중에도 신부님께서는 어머님을 늘 가까이하셨습니다. 이것은 손 신부님의 특별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어머니 양기순 마리아 여사께서 95세를 일기로 작년 9월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일 년만 더 있다 가셨어도 아들이 영광스러운 주교품에 오르신 것을 보고 더 기쁜 마음으로 눈을 감으실 수 있었는데….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비록 가셨지만 어머님 말씀을 깊이 새기실 것이고, ‘교회를 잘 지키라’는 어머님 말씀을 하느님 말씀처럼 여기실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앞으로 보좌주교로서 교구 일을 하실 때도 교회를 잘 지켜나가실 것입니다. 효자 신부님, 아니 이제는 효자 주교님. 이 자리를 빌어 인사드리고, 거듭 축하드립니다.

1992년 12월, 서울 용산본당 연령회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우리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