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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믿나이다」 등 3권 교리서 발간한 이기우 신부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5-07-22 수정일 2015-07-22 발행일 2015-07-26 제 2954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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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눈높이로 쉽게 풀어쓴 ‘믿음·계명·기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한
본당 신앙의 해 강의록 엮어
전례·성사·사회교리까지 설명
삶을 통한 성숙한 신앙 유도
“신앙인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 그 믿음으로부터 나오는 행위와 희망의 근거를 스스로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하지도 않는 것을 말할 수 없고, 믿지 않는 것을 행할 수는 없습니다. 신자들은 믿음의 눈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 책은 신앙인들의 성숙을 위해 쓴 것입니다.”

신자들 눈높이에 맞춰 신앙의 내용을 심화시킬 교리서 3권이 나왔다. 이기우 신부(서울대교구・안식년)가 서울 신내동본당 주임 당시 ‘신앙의 해’를 보내면서 신자들에게 강의한 ‘신내동 강학회’ 강의록을 엮은 것이다.

가톨릭 신앙을 올바로 알아듣기 위해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승인해 지난 1997년 발행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읽는 게 가장 좋다. 우리말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이 교리서는 보편교회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마련된 것이라 읽기가 쉽지 않고 내용 또한 사전처럼 방대하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신학도의 입장에서도 읽어 나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리서 원문의 뜻・체계・품위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사목적’으로 다듬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는 한국사회에 맞는 지역 교리서를 준비하기 위해 교리서 제1편 ‘신앙고백’을 간추려 「믿나이다」(믿을 교리)라는 제목으로, 이어 제2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과 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을 「서로 사랑하여라」(지킬 계명 교리)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행복하여라」(기도생활 교리)는 제4편 ‘그리스도인의 기도’ 부분을 오늘날 삶의 자리에서 재해석한 것이다. 지역 교회 상황에 맞는 ‘새로운 토착화 교리서 편찬을 고무하고 도와주려는’ 교황청의 뜻에 맞갖은 일이었다.

이 신부는 신앙의 해를 보내는 동안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붙들고 살았다. 매일 교리서를 읽고 묵상하며 강의록을 썼다. 사변적으로 내용만 간추린 것이 아니라 꼭꼭 씹어 소화시킨 다음,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봤다. 믿어야 하는 핵심내용에서부터 전례와 성사생활, 사회교리까지 두루 펼쳐냈다. 독자들은 교리의 맥락을 자연스레 이해하면서도, ‘지금 바로 여기’(Hic et Nunc)에서 벌어지는 삶의 문제에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믿음’이란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청하신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믿음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사랑하기 위한 자유로 이끄는 게 ‘계명’입니다. 실천과 행동을 위한 에너지가 ‘기도’입니다. 믿음·계명·기도는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기 위한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이 신부는 신앙인의 ‘성숙’을 재차 강조했다. 교황이나 주교 등 이른바 제도교회의 역할은 본연의 교회로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파수꾼’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덧붙였다.

“풀을 먹고 튼튼하게 자라야 하는 건 양 자신이지 목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신앙을 지켜야 하고 주님을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가 교회’라는 의식이 진정한 교회적 주체의식입니다.”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