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생태계 보전은 그리스도인의 소명

입력일 2015-07-21 수정일 2015-07-21 발행일 2015-07-26 제 2954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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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주교회의가 7월 6~13일 열린 연례 정기총회에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모아냈다. 필리핀교회는 올해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적어도 100만 명 이상이 서명한 서명용지와 함께 주교단 성명서도 보낼 예정이다. 더 이상 기후변화를 좌시할 수 없다는 필리핀교회의 단호한 의지에 찬사와 연대의 뜻을 보낸다.

필리핀교회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불붙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움직임들은 알려진 대로 지난 6월 18일 반포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Laudato Si’)로 인해 촉발됐다고 할 수 있다.

최초의 ‘환경 회칙’이라고 불리는 이 문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 자세 변화 곧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하느님과 자연을 향한 의무를 깨닫는 것이 신앙의 핵심임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회와 전 인류가 훼손된 관계를 복구하고 화해하는 ‘관계의 보호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계절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여름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소리 없이 신음하는 생태계에 대한 염려가 앞서지 않을 수 없는 계절이다. 이런 때일수록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실천이 절실하다. 올바른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류가 맞닥뜨린 생태 위기에 대한 자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이 초래한 생태계 위기에 대한 성찰을 통해 창조물을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는 생태영성을 계발하고 ‘온전한 생태학’을 정립해야 한다.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을 깨닫고 한 걸음 한 걸음 실천에 옮겨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