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막식을 한 ‘부활하신 예수님 상’ 작업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은총의 선물이었습니다.”
6월 21일, 성남대리구 퇴촌본당 성전 서쪽 외벽에 설치된 대형 성상을 덮은 하얀 천을 내리자 ‘부활하신 예수님 상’이 눈부시게 드러났다. 가로 4.56m, 세로 6.37m, 두께 0.80m 크기의 성상 제막·축복식 후 퇴촌본당 주임 김대우 신부와 작가 고정수(프란치스코·68·서울대교구 도곡동본당)씨는 감격에 겨워 서로를 얼싸 안았다.
“제게 2015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은 아픈 일과 행복한 일상들이 교차되는 계절이었습니다.”
지난 5~6월 고 작가가 퇴촌본당 강하공소 인근의 한 스튜디오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한 달반 동안 예술 혼을 불사르는 동안 그의 아내는 병상에서 아픔을 겪고 있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라 하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모습을 형상화하고자 했어요. 교우들이 그분께 다가가고 싶다는 느낌을 갖도록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내구성이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1만 여 개의 조각들을 용접해 극도의 입체감을 표현했다. 퇴촌본당이 설립 30돌을 맞아 제작한 ‘부활하신 예수님 상’은 이날부터 본당의 상징이 됐다.
고정수 작가는 제30회 국전 대상(1981)을 비롯해 금호예술상(1985), 선미술상(1986), 문신미술상(2013) 등을 수상한 바 있고, 스물 한 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을 비롯한 주요 미술관 및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주요 작품 중 하나인 ‘김수환 추기경 흉상’(청동)이 서울대교구 전례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하느님은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면서 마지막엔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완성된 성상을 보니 형언할 수 없는 감회의 울림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