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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요, 네팔] 네팔 대지진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교회

정리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5-05-26 수정일 2015-05-26 발행일 2015-05-31 제 2946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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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한 달째… “심리적 상실감이 더 큰 피해”
구호물품·기금 지원 더불어
심리·영적지원 활동 절실
한국교회, 모금운동 지속
사랑의 선교수녀회 수녀들이 네팔 카트만두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카트만두 인근 산악마을에서 지진 피해자들에게 구호 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CNS 자료사진】
【종합】네팔 대지진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네팔대목구장 폴 시믹 주교는 “네팔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과 도시 황폐화보다 생존자들의 심리적 상실감이 더 큰 피해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시아뉴스’ 5월 20일자에 따르면 시믹 주교는 “지진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 살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진 공포감에 사로잡혀 집으로 다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지진이 발생한 지 벌써 한달이 지났음에도 사람들에게서 이전의 평온했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믹 주교는 “지금 상황에서는 네팔 주민들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시급한 조치로 심리 상담과 영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톨릭교회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구호 기구와 연대해 지진 피해 회복에 힘쓰고 있듯이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의미 있는 활동을 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네팔 카트만두 소재 국립 트리뷰반대학교 의과대 정신과 의사인 사로이 오이하씨는 “지진 생존자들은 분노와 의기소침, 트라우마에 의한 스트레스, 적응 능력 저하 등 정형화된 정신과적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 보건부 카가라이 아디카리 장관은 “정부는 생존자들의 정신과적 증세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치유할지 속수무책”이라며 “시믹 주교가 얘기한 대로 종교 지도자들과 협의해 심리 상담실 운영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카리타스는 더욱 효과적인 긴급구호를 위해 세계 카리타스 회원기구들과 함께 네팔에 재정 지원과 구호 물품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5월 21일까지 전개된 국제카리타스의 긴급구호 활동 내역은 방수포와 긴급 식량 지원 2197가구, 담요 제공 8845가구, 주거지와 위생 증진 용품 제공 9958가구 등으로 총 수혜자는 2만995가구 10만4975명에 이른다.

국제카리타스는 6월말까지 17만5000명을 대상으로 임시 주거지와 식수, 위생용품을 제공할 계획을 세웠지만 5월 12일 강진이 또 다시 발생함에 따라 구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주교구는 본당 공동체들을 중심으로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돕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주 전동본당(주임 박종근 신부)은 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성금 5만 달러를 교구 관리국에 전달했다. 전동본당은 지난 사순시기부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시복기념 해외원조성금 봉헌의 해’를 선포하고 모금운동을 펼쳐왔다. 성금은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신자들을 돕자는 의도에서 마련됐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준 복자들처럼 지진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고자 전달됐다.

전주 동산동본당(주임 이영우 신부)은 5월 16~17일 네팔 지진피해 복구 성금 마련을 위한 아나바다 행사를 열었다. 본당의 날을 기념해 열린 행사였지만 네팔 지진피해 소식을 들은 공동체 구성원들은 수익금 전액을 네팔 지진피해복구 성금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네팔 국민 돕기 모금운동에 참여 중인 대구가톨릭대학교 학생들. 대구가톨릭대학교 제공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홍철) 학생과 교직원들도 네팔 돕기에 마음을 모았다.

대구가대 사랑나눔봉사단은 5월 4~7일 교수, 직원, 외래교수 등을 대상으로 모금을 실시, 성금 629만9310원을 모았다. 학생지원팀과 총동아리연합회도 11~14일 학생회관 앞 민주광장에서 네팔 지진피해 국민 돕기 성금 20만2460원, 헌옷 130벌, 신발 30켤레, 학용품 및 잡화 등 구호물품을 모았다. 또한 20~21일에는 사랑의 헌혈 캠페인과 더불어 추가 모금을 전개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성금과 구호물품을 구호단체를 통해 네팔 현지에 전달할 예정이다.

창원파티마병원(병원장 박정애 수녀)은 네팔지진 구호기금으로 국제봉사단체인 지구촌 교육 나눔에 2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구호 기금은 병원 직원의 자발적 참여와 내원객 성금 후원으로 마련됐으며, 전달된 기금은 현지 주민의 교육 시설 재건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