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명품정신 / 이채현

이채현(스텔라) 시인
입력일 2015-05-19 수정일 2015-05-19 발행일 2015-05-24 제 294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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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사회는 소비정신이 팽배해 있는 모습이다. 물질적 풍요와 함께 생각 또한 변화를 거듭해, 생리적 욕구 충족에 머물던 소비행태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돋보이기 위해 물건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경향이 더해지고 있다. TV 뉴스는 물론이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명품’과 ‘짝퉁’이라는 것은 이런 현실에서 나타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소비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왜 이런 물건을 선호하는 것일까? 물건 자체가 지닌 디자인의 우수성이나 견고한 짜임새 등의 장점과 함께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하여 여기에 자기현시적인 욕구 또한 크게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이용해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명품을 모조한 ‘짝퉁’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사람들 또한 생겨났으며, 또 이 짝퉁을 선호하는 사람들조차 많아지고 있으니….

‘진정한 명품이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명품’은 ‘사람 자체’가 아닐까? 나와 타인과 주변을 사랑하는 마음, 아파하고 고통받는 이와 함께하려는 심성, 가진 것이 부족할지라도 나누려는 넉넉한 생각, 최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세, 자연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돌봐주는 애정, 바르고 곧은 품성, 겸손과 온화함으로 섬기는 종교적 심성….

이러한 성품을 지닌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늘 자신을 성찰하고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자신과 주변을 명품으로 조각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비어 있어도 충만하고 모자라도 넘치는 삶을 살아간다. 오늘도 맑은 눈을 뜨고 경쾌한 발걸음을 디디며 나 ‘자신’이 ‘명품’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데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

이채현(스텔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