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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특집] 인터뷰 / 비가톨릭계 학교서 14년간 예비신자반 운영 박태순 교사

김신혜 기자
입력일 2015-05-06 수정일 2015-05-06 발행일 2015-05-10 제 2943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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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하느님 사랑 전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
5월 15일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며,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스승의 날’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참 스승이 계시다.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 시대 참 스승의 모습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학교는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장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을 섬기고 좋은 표양을 보여줘야 합니다. 교사가 먼저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됩니다.”

34년간 교편을 잡고 지난 2월 명예퇴직한 박태순(마리아·서울 거여동본당) 전 석촌중학교 교사. 역사교사인 그는 교직생활은 물론 학교 복음화에 투신해왔다. 2001년 윤일선 신부(서울대교구 양천본당 주임) 제안으로 비가톨릭계 학교에서 특별활동시간에 예비신자 교리반(이하 예비신자반)을 운영해왔다.

그에게 학교 복음화 활동은 교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박 교사가 예비신자반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복음화가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14년간 91명의 학생들을 하느님 자녀로 이끌었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는데 모범생도 있고 말썽부리는 학생도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말썽부리는 학생들은 가르치기 힘들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학교 복음화 활동을 통해 이러한 학생들도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하느님이 모든 인간을 사랑하신 것처럼 박 교사도 학생들을 모두 끌어안아 주었다. 그는 교직에 있으면서 한 번도 힘든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자로서 학교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파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할 뿐이었다. 그에게서 스승 예수의 모습이 엿보인다.

박태순씨(오른쪽)와 그에게 교리를 배워 세례 받은 김영서양. 박씨는 학교 복음화를 통해 스승의 참모습을 실천하고 있다.

박 교사는 특별활동 시간 외에도 개별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특별활동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을 배려, 학교 일과가 끝나면 일대일 교리 지도도 했다. 그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은 동시에 세례를 받은 김은성(릴리아나·21)·영서(소피아·18)·보성(베로니카·17) 자매다. 세 자매가 동시에 세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박 교사의 공이 컸다. 셋째 보성양은 특별활동 예비신자반 교리를 듣고, 은성·영서양은 방과 후 교리 수업을 들었다. 방과 후까지 교리를 가르치는 열의가 있었지만 예비신자반의 모든 학생들이 세례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 교리 수업을 들었지만 학원 일정, 가족행사 등으로 부득이하게 세례식에 못 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교리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는 이미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그 씨앗의 꽃이 피는 시기가 약간 늦어질 뿐입니다. 언젠가는 세례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박 교사는 학생들이 세례를 받는 것만큼 신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예비신자반을 운영하는데 3학년보다는 1, 2학년 학생들이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조언했다. 1, 2학년 경우 세례를 받고 학교에서 계속 만나기 때문에 신앙심을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이끌기 쉬운 면이 있어서다.

박 교사는 교단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학교 복음화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교사들이 학교 복음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학교복음화교육협의회를 준비 중이다.

“학교에서 교사 혼자 예비신자반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비신자반 운영에 있어 어려운 점이나 궁금한 점 등을 나누고 지원하고 싶습니다. 많은 신자 교사들이 학교 복음화 활동에 동참해주면 좋겠습니다.”

김신혜 기자 (c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