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네팔 대지진 현장 체험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오규상 간사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5-05-04 수정일 2015-05-04 발행일 2015-05-10 제 2943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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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처럼 처참… 가장 필요한 건 우리의 기도”
 땅 갈라지고 건물 무너져
 생필품 구할 수 없는 상황
 자립 기반 지원 절실
“복구 노력 모습에 희망 느껴”
네팔 대지진 당시 현지에 머물렀던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오규상 간사는 네팔에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의 기도와 관심이라고 말한다. 사진 박영호 기자
“강진이 왔을 때, 포카라의 한 호텔에 있었는데 빨래가 떨어지고 건물이 흔들려서 밖으로 나왔어요. 건물이 붕괴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나와 보니 땅이 흔들리더라고요. 저로서는 난생 처음 느낀 지진이었어요.”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협력팀 오규상(티모테오·수원교구 과천본당) 간사는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네팔 대지진 당시의 생생한 기억을 전했다. 오 간사는 본부가 지원하는 포카라 취약 지역 아동, 청소년과 문맹여성을 위한 교육 사업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4월 20~27일 네팔 카트만두와 포카라를 방문했다.

“지진이 나자마자 인터넷, 전화 모두 끊겨 현장에서는 사실 얼마나 큰 지진이었는지 몰랐어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방과 후 학교 ‘해피홈’에 가보니, 수녀원에 금이 갔더라고요. 더 이상 건물 안에 있을 수가 없어 공터에 임시천막을 치고 머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상황이 파악됐어요.”

다행히 그가 있던 포카라는 큰 건물이 없었던 덕에 피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찾아간 카트만두는 상황이 달랐다.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국내선은 결항된 지 오래였고, 시외버스도 운행되지 않았다. 오 간사는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수녀들의 도움으로 200km가 넘는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었다.

두 지역을 잇는 유일한 고속도로를 지나는 도중에도 여진으로 인해 돌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차를 멈추고 여진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고속도로가 카트만두에 가까워질수록 피해 현장은 더욱 처참했다. 땅은 갈라졌고, 건물들은 무너져 있었다. 상점들도 문을 닫아 생필품을 구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비까지 내려 이재민들은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네팔의 모습은 마치 전쟁터 같았어요.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인명 구조와 현장 복구에 최선을 다했어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 간사는 카트만두에서 네팔 카리타스도 방문했다. 네팔 카리타스는 카리타스 회원기구들과 함께 구호활동을 펼치는 한편 네팔 청년들로 구성된 ‘산토스’를 통해 순찰과 구호, 대피, 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네팔은 가난한 나라로, 해외 의존도가 높아요. 그런데 이번 지진으로 인해 더욱 그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돼요. 우리는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지원해주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기도일 것입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