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엄주언 회장 60주기 행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5-05-04 수정일 2015-05-04 발행일 2015-05-10 제 2943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춘천지역 ‘선교의 대부’를 추억하다
미사·추모음악회 등 진행

죽림동본당 설립에 앞장
공소 지어 매년 수십명 인도
4월 30일 춘천교구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엄주언 회장 선종 60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제공
춘천지역 선교의 대부(代父), 엄주언(마르티노, 1872~1955) 선종 60주기 미사와 추모음악회가 4월 30일 오후 7시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선종 60주기를 맞아 봉헌된 미사는 죽림동본당 주임이자 교구 총대리인 하화식 신부가 주례했다. 이날 참례한 신자들은 고 엄주언 회장의 삶을 회상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미사에 이어 열린 음악회에는 추모시 낭독과 연주회가 펼쳐졌다. 연주에는 이기준(가브리엘)·오안나(안나)·이새미(가우덴시아)·김혜근(로사)·이흥우·이기석(라파엘)·전혜진·박상미(세레나)씨가 참여해 ‘아베마리아’, ‘내주를 가까이’ 등의 곡을 공연했다.

고 엄주언 회장은 춘천교구 주교좌 죽림동본당 설립의 최대 공로자다. 「천주실의」 와 「주교요지」를 읽고 감명을 받은 엄 회장은 고향 춘천을 떠나 천진암에서 움막에 기거하며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다.

춘천으로 돌아온 엄 회장은 배타적인 이웃에게 수모를 겪으면서도 춘천지역 선교에 앞장섰고 자신의 집과 함께 공소를 지어 1년에 40~50여 명이 세례를 받도록 인도했다. 그가 세운 신자들의 모임 애련회(愛練會)를 중심으로 1920년에는 죽림동본당 설립에 기여했다. 설립 당시 신자 수는 600여 명에 달했다.

춘천교구는 엄 회장의 공로를 기리며 1999년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건물을 엄 회장 세례명을 따 ‘말딩회관’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하화식 신부는 “세월이 지나면 어떤 분이신지 잊히기 때문에 그분 삶의 과정을 기억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