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교회 수도성소가 줄고 있다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5-04-22 수정일 2015-04-22 발행일 2015-04-26 제 2941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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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남녀 수련자 35% 줄어
세속화·성소계발 노력 부족도
“수도회 고유 카리스마 공고히”
한국교회 수도성소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4’에 따르면 수도자가 되려는 수련자가 10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할 때 남녀 수도회를 통틀어 3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는 특히 남성수련자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감소 추세를 보여온 여성수련자들까지도 2004년 대비 무려 190명이 줄어 34.5%의 감소율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남성수련자 또한 전년과 비교해 16.3%(16명) 감소한 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남성수련자 수 가운데 가장 적은 인원이다.

한국교회 수도성소의 감소는 그동안 계속해서 지적돼온 문제지만 봉헌생활의 해를 지내고 있는 올해 더욱 의미하는 바가 크다. 2001년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서도 교구 설립 남자수도회의 경우 전년 대비 수도단체와 유기서원자의 증감률이 각각 -10%, -7.2%를 보였고, 수련자들은 -37.5%의 수치를 보여 성소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1984년)을 기점으로 수도자 증가현상이 가장 활발했던 1986년 이후 1990년대까지 수도자 증가율은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성소의 감소는 물질주의와 쾌락주의 등 세속화 문제, 수도회들의 성소계발 의식과 노력 부족, 수도자들이 신앙적 모범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자기반성 등 다양한 측면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초기양성분과 성소담당 김혜선 수녀는 “수도회에 들어온 숫자는 적은데, 고령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오래 전부터 고민은 하고 있다”며 “쇄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수도자들은 앞으로 수도성소 지망자들이 증가하고 성소계발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도자들의 정체성에 대한 자기반성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한 수도회와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수도생활을 통해 수도회들이 고유 카리스마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성장시키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성소・청년위원회 총무 김규상 신부는 “성소 감소의 결정적 이유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는 모범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신앙 감각이 사라지지 않게끔 유지시켜주는 것이 성소계발이므로, 수도회 차원에서 기도모임과 교리공부, 피정, 봉사활동, 축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말 현재 한국교회 수도자들은 남녀 모두 1만1734명으로 168개 수도회에서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남자는 47개 수도회의 1574명, 여자는 121개 수도회 1만160명이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