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대 종교연구소 공동세미나… 현대 사회 종교 역할·책임 모색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5-04-22 수정일 2015-04-22 발행일 2015-04-26 제 294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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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3대 종교 연구소들이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모색하는 공동세미나를 열었다.

4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미나는 (사)우리신학연구소와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함께 주관했다.

각 연구소들은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사회 현실이 만들어낸 비극이라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 사회 문제 성찰과 종교의 역할을 확산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세미나에서는 ‘세월호 참사 1년, 가톨릭교회의 사회참여 성찰’에 이어 ‘메시아의 두 계보, 한국 개신교의 양면성을 통해 본 종교의 역할과 과제’, ‘세월호의 윤리학과 불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첫 주제발표에 나선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은 “평신도, 사제, 수도자 여부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자기 종교의 쇄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강한 그룹의 존재 여부가 그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제, 수도자 그룹의 사회참여 활동이 두드러지는 현상은 진보적인 평신도운동의 퇴조, 신자 구성의 중상층화 및 보수화 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경 소장은 또한 “우리는 사람이 ‘상품화’된 시대, 상품과 돈, 자본이 ‘인격화’를 넘어 종교적 상징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 전하고 “국가제도가 주로 의존하는 법으로 욕망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만들어내는 조건을 바꿈으로써 욕망 자체를 전환하도록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헌 성공회대 교수는 개신교의 역할과 관련해 “일상이 참사가 되어가는 세계 속에서, 종교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쌓이고 쌓인 한을 풀어주고 위로하는 ‘한(恨)의 사제’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병기 교수는 세월호 사태의 윤리적인 면을 지적하고, “종교이자 철학으로서의 불교가 해내야 하는 핵심적인 역할은 우리 시대 상황을 고려하는 삶의 의미 물음을 지속적인 화두로 던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