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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생명」 발간 기념 ‘행복한 북 콘서트’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5-03-25 수정일 2015-03-25 발행일 2015-03-29 제 293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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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생명 문화에 던지는 ‘생명 메시지’ 함께 나눠
화기애애한 가족적 분위기 ‘호응’
지역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
3월 19일 생활성서사 북카페에서 열린 ‘행복한 북 콘서트’ 참가자들이 강의 도중 파안대소하고 있다. ‘행복한 북 콘서트’는 매월 셋째 혹은 넷째 주 목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 어엿한 지역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명의 고동소리가 온 천지에서 들리는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착좌 2주년을 기념해 ‘생명’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생한 통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3월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생활성서사 북카페에서는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생명」(윤주현 신부 옮김/287쪽/1만3000원/생활성서사) 발간을 기념한 ‘행복한 북 콘서트’가 열렸다.

“우리는 194명의 희생자 뿐 아니라 그 이상을 위해 울고자 여기 모였습니다. 우리는 아직 울고 있지 않은 도시를 위해 울어야 합니다. (중략) 이 도시는 절대 울지 않습니다. 아니, 울 줄 모릅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갖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이 도시가 사람을 죽이는 대신 생명을 낳을 수 있도록 함께 웁시다.”

이날 강사로 나선 윤주현 신부(대구 가르멜 수도원장, 대전가톨릭대 교수)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과 설명을 덧붙일 때마다 참가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윤 신부는 지난 2009년 아르헨티나 크로마뇽 화재 참사 5주년 기념미사에서 행해진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사 강론을 소개했다.

지난 2004년 발생한 이 참사에서는 700명이 부상당했고 194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상당수는 화재현장에서 다른 이를 구조하러 뛰어든 젊은이들이었다.

윤 신부는 생명문화에 눈 감고 있는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힘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세월호 사건과도 접목시켜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에 발간된 책의 숨은 이야기를 전하며 참가자들의 흥미도 자극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집전했던 미사 강론 가운데 ‘생명’을 주제로 한 내용을 한 데 모은 것으로,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자비」(윤주현 신부 옮김/232쪽/1만원/생활성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됐다.

지난 201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자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강론을 ‘자비·생명·증언·사명’ 등 네 권의 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문한림 주교(아르헨티나 산마르틴교구 보좌)가 장익 주교(전 춘천교구장)에게 우편으로 송부했고, 장 주교는 즉시 이 책들을 국내에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1976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나는 바람에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았던 문 주교는 신학생 시절부터 장 주교와 사제지간(師弟之間)이다.

장 주교는 곧바로 스페인어로 된 이 책들을 번역할 신부를 물색했다. 마침내 장 주교의 제안을 받아들인 윤주현 신부에 의해 한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서’(親書)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즈음해 국내에 홍수처럼 쏟아진 교황 관련 서적은 생애를 설명하거나 인터뷰 등 제3자가 교황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게 대부분이다.

장 주교는 “사도권고 「복음의 기쁨」과 이 책 네 권을 차분히 숙독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며 적극 추천했다.

이날 북 콘서트에서 윤 신부는 ‘생명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과 영성을 소개하는 가운데 신자들로 하여금 시대의 징표를 읽도록 도왔다. 아울러 번역 과정에서 느낀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체에 대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참가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북 콘서트에 참가한 강선숙(베로니카·57·인천교구 역곡2동본당)씨는 “소외된 이들을 품으면서도 생명에 대한 교황님의 말씀이 생생하게 와 닿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화기애애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아 다음 북 콘서트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매달 열리고 있는 생활성서사 ‘행복한 북 콘서트’는 셋째 혹은 넷째 주 목요일 저녁에 1시간30분 정도 진행된다. 북 콘서트는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 이제 어엿한 지역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참가문의 02-945-5985~7 생활성서사

김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