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성당 철거·성직자 추방’에 불안 고조

입력일 2015-03-25 수정일 2015-03-25 발행일 2015-03-29 제 293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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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콘툼교구 닥작본당
6000명 신자 항의 시위
【외신종합】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인 콘툼교구 닥작본당 가톨릭신자들이 지방정부의 성당 철거 시도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지방정부 관리들은 임시성당 건물에 찾아와 성당을 철거하고 사제를 추방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방정부는 1월 7일 행정명령을 내고 닥작에서 사목하는 도미닉 트란 반 부 신부를 추방하고 성당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신자들은 언제 헐릴지 모르는 성당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조를 편성, 성당 경비를 서고 있는 상황이다.

성당은 베트남전쟁 중이던 1965년 구호물품을 바탕으로 다수 신자들이 고된 노동과 희생으로 건축했다. 당시 극심한 가난에 허덕이던 베트남 신자들은 외국의 구호를 받아야만 성당 건축이 가능했다. 종전 후 공산주의 정권의 무서운 탄압에도 불구하고 닥작의 임시성당은 지난 50년 세월을 견뎌왔다.

지방정부가 성당 철거와 사제 추방을 강행하려 하자 최소 6000명의 닥작 신자들은 성당과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항의 시위를 몇 주간에 걸쳐 전개하고 있다.

당국에서는 신자들의 강력한 저항을 확인하자 성당 철거 시도를 중단했고 경찰도 종교 탄압을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신자들은 언제 당국의 태도가 돌변할지 몰라 여전히 마음을 놓치 못하는 형편이다.

지방정부가 성당 철거와 사제 추방을 명령하고 강제집행을 시도하는 와중에 닥작의 가톨릭 공동체에는 납치와 테러 등 불상사가 잇따랐다. 뿐만 아니라 미사 참례와 기도를 위해 성당을 찾는 신자들에게 협박이 가해지기도 했다.

콘툼교구장 호앙 덕 오안 주교는 “교구에서는 수천 명의 신자들이 안정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성당 건축을 허가해 달라고 지방정부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체인구 8700만 명 중 종교별 인구는 불교신자가 4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가톨릭신자는 7%를 넘는 수준이다. 베트남의 가톨릭교회는 낮은 신자비율에도 불구하고 교육계과 의료계, 사회적 이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