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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눔연구소’ 임강택 초대 소장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5-03-24 수정일 2015-03-24 발행일 2015-03-29 제 2937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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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많이 알수록’ 평화와 가까워집니다”
 한반도 평화 구축 위한
 교회 역할 모색 취지
 북한 이해 돕는 교육 예정
“데이터베이스 구축 시급”
“평화나눔연구소는 한반도 평화 구현에 필요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연구소는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복음적 가치 실천을 목표로 ‘평화’와 ‘나눔’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국내에 통일이나 남북문제를 다루는 연구소는 많았지만, 이런 가치를 담은 연구소는 없었습니다. 이념이나 정책적 부분에서 서로 으르렁대기 때문이죠.”

3월 24일 개소한 평화나눔연구소(이하 연구소) 임강택 초대 소장.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 소장은 현재 북한연구학회 부회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동북아경제학회 이사, 동북아시대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 소장은 20여 년 전부터 북한연구와 선교전략을 모색해온 개신교와 달리 주로 감성적인 지원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활동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북녘 신자들을 결코 외면할 수 없습니다. 북한 사회에는 숨어있는 신자들과 통제받고 있는 신자들이 많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 가운데는 개신교 신자들이 많습니다. 개신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연구하고 있죠. 반면 한국 가톨릭교회는 북한 신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활동을 주로 성직자들 중심으로 전개해왔습니다.”

연구소는 남북관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회의 씽크탱크’로, 대북지원이나 남북교류 등의 교회활동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문하는 한편 성직자·수도자·평신도를 대상으로 평화교육을 전개해나간다. 특히 젊은이들이 북한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창의적으로 기획할 예정이다. 연구소가 올해 중점 두는 분야는 연구사업이다.

“본격적 연구에 앞서 북한교회와 관련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합니다. 미국·독일·프랑스 등지 수도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북한교회 자료를 확보하거나, 정부자료실 기록에 접근하는 일은 전문가들의 몫입니다. 이보다 앞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실태조사를 해야 합니다. 교회사 관련 연구소와도 상호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소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산하 기관이다. 연구진은 임 소장을 비롯해 장긍선 신부(평양교구 사제단 총무, 이콘연구소장), 김훈일 신부(청주교구 민족화해위원장,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정책실장), 임을출 박사(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자문위원), 임순희 박사(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윤여상 박사(NKGB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협력전문위원) 등이다. 임 소장은 연구진 내에서도 북한 평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며 교회 내에서 일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안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 노력의 출발은 ‘많이 아는 것’입니다. 연구소는 이런 ‘대화의 장’이면서 동시에 교회 안에서 갈라진 모습을 치유하고 극복하고자 합니다.”

당장 연구소 개소를 시작으로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라며 임 소장은 의미 있는 웃음을 지었다.

“북한사회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분단 70년이 된 상황에서 달라진 점이 너무 많습니다. 교회가 복음화라는 사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언론을 통해 접하는 북한사회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신앙인의 관점에서 북한사회를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