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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돈 까밀로)’ 개정판 출간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5-02-24 수정일 2015-02-24 발행일 2015-03-01 제 2933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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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신부·우직한 읍장의 ‘좌충우돌’ 마을 지키기
1948년 출간 이후 꾸준한 인기
세계대전 직후 이탈리아 시골 배경 
신부-공산주의자 읍장의 갈등 통해
시대 풍자하면서 ‘보편적 사랑’ 강조
전임 교황들 애독서로도 알려져
이탈리아 원문 살린 새 편집 ‘눈길’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돈 까밀로) / 조반니노 과레스키 지음 / 주효숙·이승수·윤소영·김효정 옮김 / 각 권 1만2900원 / 서교출판사

이탈리아 출신 작가 조반니노 과레스키(1908~1968)의 연작소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일명 ‘돈 까밀로’) 시리즈 10권 개정판이 서교출판사(대표 김정동)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펴낸 개정판은 이탈리아어 원문의 본뜻을 살리고, 본문 편집과 디자인 등을 새롭게 바꿔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간 점이 특징이다.

1948년 초판 출간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150여 개국 7000여 만 명 독자의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지금도 이탈리아에서만 매년 10만 부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풀어나가는 세상 이야기와 인간에 대한 보편적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신자와 비신자 구분 없이 러브콜을 받는다.

소설의 무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탈리아 중북부의 시골 마을이다. 이곳에 돈 까밀로 신부와 뻬뽀네 읍장이 산다.

돈 까밀로 신부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직접 몸으로 뛰고 때로는 주먹질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신부다. 뻬뽀네 읍장은 맞춤법조차 모를 정도로 무식하지만, 우직하고 정직하며 노동자 해방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공산주의자다. 둘은 하루가 멀다 하고 티격태격 다투지만 마을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서로 양보하고 화해한다.

신문기자와 잡지 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당시 사회문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풍자하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감동을 가미해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돈 까밀로 신부(오른쪽)와 뻬뽀네 읍장(왼쪽)의 캐릭터 삽화.

각각의 에피소드는 주로 두 사람의 첨예한 갈등에서 시작하지만 마을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용서하는 구성으로 짜여졌다. 두 사람의 노력 덕분에 원수로 지내던 집안 자녀들이 결혼하는 등의 작은 기적이 이 마을에서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돈 까밀로 신부와 뻬뽀네 읍장의 이야기가 점점 각박해지는 우리 사회에 싱그러운 샘물이 되는 한편 상처받은 이들에게 친근한 벗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이 작품은 영국 왕립독서상, 전미 도서진흥상, 황금 바구니상, 프랑스 가톨릭 매스컴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가톨릭 매스컴상 출판부문상을 받았다. 성 요한 23세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책의 애독자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조반니노 과레스키 지음/김정훈·이정석 옮김/각 권 9800원/서교출판사)이라는 제목의 코믹만화로도 출간된 바 있다. 1권에는 ‘고해성사’, ‘복수전’, ‘주먹 자랑’ 등 14편, 2권에는 ‘기적의 달걀’, ‘권투 시합’, ‘십자가 행렬’ 등 13편 에피소드를 담았다.

김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