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교회의 여성」 펴낸 김정희 전남대 명예교수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5-01-27 수정일 2015-01-27 발행일 2015-02-01 제 2930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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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그대로의 모습으로, 교회 중심에 서라
“요즘같이 인간성이 상실된 사회에서 여성의 인간성, 특히 모성은 중요합니다. 모성은 어려운 길 앞에서도 ‘네’하고 대답할 수 있게 하는 능력입니다.”

교회에서 ‘여성’을 이야기를 할 때 꼭 참고해야할 반석 같은 책이 나왔다. 김정희(빅토리아)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교회의 여성」(191쪽/9000원/으뜸사랑)이 바로 그 책이다. 1979년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신학박사가 된 김 교수는 귀국 후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은총의 침묵속에서의 마리아」 「여성의 갈 길은 어디인가」 등 교회와 여성에 관련된 다수의 책을 저술해왔다.

김 교수는 남녀 ‘평등’을 주장해온 학자들이 여성의 수동적인 가치들을 단순히 ‘전통’으로 치부하거나 부정적인 가치들로 매도하는 것을 거부한다. 특히 모성은 가정이 해체돼 가는 현시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판단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머니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행하는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은 바로 교회가 보여야하는 모습입니다. 교회가 이웃들을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품어줄 수 있도록 여성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사도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먼저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현대의 여성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고, 사회활동이나 부의 축척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죠.”

김 교수는 성경을 통해 남녀의 평등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 여성의 특성과 보편성은 어디에 있는지, 성 차이와 차별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설명하고자 한다. 성경 말씀대로 인간은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됐기에 남녀는 완전히 평등하다. 그러나 어떻게 ‘성 차이’가 ‘성 평등’을 위한 요인으로 작용하는가에 대해 아는 신자는 많지 않다.

김정희 교수가 책 표지로 사용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보내준 그림.

“교회는 결코 여성 자신이 여성의 고유한 특성을 포기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모방하는 것은 평등이 아니에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의 인간화 의미를 알게 하는 영성교육훈련이 필요해요.”

김 교수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을 성모 마리아를 통해 설명한다. 마리아는 자발적인 순명을 통해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됐으며, 성인이 될 때까지 아들을 양육하며 어머니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마리아는 아들 예수가 인류 구원을 위해 고통의 길을 걸을 때도 함께 그 길을 걸었다. 김 교수는 “성모 마리아는 신앙을 통해 여성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실현했다”며 “교회는 성모님이 보여준 겸손과 신앙을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여성」 표지 그림은 김 교수의 박사논문 지도교수를 맡았던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보내준 그림이다. 김 교수는 그림에서 보이듯 사도들 가운데 위치한 성모 마리아처럼 여성이 교회의 중심에서 그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여성이 자신들의 고유한 위상과 존재감을 제대로 실현한다면 모두가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거에요. 교회 스스로가 먼저 여성의 영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성의 지도력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며, 여성들이 헌신적인 봉사 훈련을 받게 해야 합니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