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14 교회 문화계 결산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4-12-17 수정일 2014-12-17 발행일 2014-12-25 제 2924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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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파파’ 열기 속 첫 가톨릭 영화제 등 행사 풍성
교황 방한 기념 사진전 등 다채
바티칸박물관 소장품 전시도
어린이 직접 참여 영화제도 눈길
교회 콘텐츠 온라인 나눔 확산
성미술 관리·보존 필요성 제기
2014년 교회 문화계는 어느 때보다도 다채로웠다. 제1회 가톨릭 영화제와 같이 새로운 시도가 진행된 것은 물론,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풍성한 문화행사들도 열렸다. 교회 미디어의 SNS 활용과 가톨릭 문화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고, 실제로 개발과 활용을 실천하는 경우도 늘어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문화행사

‘프란치스코 효과’는 교회 문화행사에 적극 반영됐다. 가톨릭출판사와 서울지방우정청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우표를 판매했으며, 의정부교구 마재성지는 교황 방한에 앞서 특별사진전을 열었다.

서울대교구가 주최한 교황 방한 사진전에서 교황방한위 집행위원장 조규만 주교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사진전 전시물을 감상하고 있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기베르티 작 ‘천국의 문’. 구약 주요장면들이 표현돼 있다.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연 김경상 사진작가의 ‘비바 파파 프란치스코’, 서울대교구 홍보국이 10월부터 열고 있는 사진전 ‘일어나 비추어라’ 등도 대표적 사례다. 사진전 ‘일어나 비추어라’는 교황의 한국 방문 사진 50여 점과 함께 교황의 메시지를 날짜별로 ‘평화’, ‘화합’, ‘희망’ 등 테마에 맞춰 전시했고, 당초 예정했던 기간보다 전시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도 현재 교황 방한 기념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 성 세례자 요한 세례당의 동문인 ‘천국의 문’ 전시는 교황 방한을 기념, 천국의 문 외에도 바티칸미술관이 소장한 진품 성화들과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 박물관이 공개하는 르네상스 시대 조각·부조·성물 90여 점을 1월 4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 특별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가톨릭 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도

제1회 가톨릭 영화제에 상영됐던 영화 ‘프란치스코 효과’ 포스터.
가톨릭영화인협회와 가톨릭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10월 마련한 ‘제1회 가톨릭 영화제’는 가톨릭 영성을 담은 영화를 상영하고 시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메이드 인 가톨릭’이라는 비경쟁 부문을 마련, 영화를 사랑하는 가톨릭 구성원들이 한 가지 주제로 단편영화를 제작해 대중에게 상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영화제는 가난한 영화제를 지향하고 ‘관계의 회복’을 주제로 친교를 나누면서 4일 동안 총 9개국의 장편영화 11편, 단편영화 38편을 소개했다. 또 순회상영전을 갖고 서울과 대구, 부산, 인천 등에서 수상작들을 상영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가톨릭 영화제와 더불어 한국가톨릭문화원이 마련한 ‘한국 가톨릭 어린이영화제’ 또한 첫 시도였다. 지난 6월 열린 영화제는 어린이들이 영화인들의 지도로 직접 연출과 시나리오 작업, 촬영, 연기에까지 도전하며 모험적인 시도를 했다. ‘영화’를 매개로 어린이들은 ‘교회가 즐거운 곳’이라는 경험을 하고, 교회 또한 ‘동심’을 경험할 수 있었던 뜻 깊은 행사였다.

한국 가톨릭 성미술 전람회 60주년

올해는 1954년 가톨릭 성미술 전람회가 열린지 60년이 되는 해였다. 한국 미술계 주요 작가들이 가톨릭교회를 중심으로 모여 개최한 최초의 전시였던 이 전시는 이를 계기로, 교회미술 역사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전람회 출품작 31점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정수경 교수(인천가대 조형예술대학)가 ‘1954년 한국 가톨릭 성미술 전람회에 관한 고찰’ 등의 논문을 발표, 장우성 화백의 ‘성모자’(서울대교구 주교관), 김세중 선생의 ‘복녀 김골롬바와 아네스’(국립현대미술관), 박득순 선생의 ‘노주교상’(절두산 순교 기념박물관)과 더불어, 남용우·김정환·김병기 화백의 작품 등 세 점이 추가적으로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전례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따라서 교회사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의 유실에 대한 교회의 책임과 함께 앞으로의 교회미술 관리 및 보존의 중요성, 관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SNS 활용과 교회 콘텐츠 구축

바오로딸 콘텐츠 중 ‘토마토 신부의 느리게 걷기’ 작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회 내 SNS의 활용과 콘텐츠 개발에 대한 강조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1월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가톨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개발 방향’을 주제로 마련한 ‘문화의 복음화 포럼’에서는 ‘순교영성’을 중심으로 하는 가톨릭 문화콘텐츠 개발 가능성을 전망했다.

또 사이버세계 안에서 나눔과 소통을 확산하고자 재능기부 등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한 ‘바오로딸 콘텐츠’는 그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아 이번 한국 가톨릭 매스컴상 인터넷부문을 수상했다. 교계출판사와 같은 교회 내 미디어들의 블로그와 SNS 등의 활용도 더불어 늘어나고 있어 온라인 및 모바일상 신자들과의 소통도 계속되고 있다.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