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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출판 결산] 출판계 강타한 ‘프란치스코 열풍’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4-12-16 수정일 2014-12-16 발행일 2014-12-25 제 292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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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어록·묵상집 등 관련 서적 봇물
이해인 수녀·고 최인호 작가 신작도 눈길
안셀름 그륀 신부 저서도 꾸준한 호응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서적들
2014년은 가톨릭교회 안팎의 주요 관심사가 ‘책’이라는 열매로 영글어진 한 해로 평가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높은 호응으로 인해, 수많은 일반출판사들이 앞 다투어 관련 책자들을 펴내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생활성서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올해 2월 교황의 추기경 시절 강론과 사목서한을 모은 책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자비」를 펴냈다. 바오로딸은 교황 즉위 후 나온 첫 강론집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를, 가톨릭출판사는 교황의 내·외면을 다각도로 분석한 평전 「프란치스코 교황」 등을 선보인 바 있다.

교황의 방한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는 교회 안팎 서점가에 그야말로 ‘프란치스코’ 열풍이 불었다. 교황 방한 직전인 6~7월 중 발간된 책만 해도 30여 종 이상이었다. 교황의 연설과 강론, 메시지 등 다양한 어록부터 그의 영성을 분석하고 소개한 책, 교황의 삶에 대한 인문학적 해설서, 묵상집, 사진집, 어린이를 위한 도서 등 분야도 각양각색인 책자들은 방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그의 가르침이 더욱 확산되면서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 가운데 발간된 「21세기 신앙인에게」(유경촌 주교 저 / 가톨릭출판사)는 일반인들이 사회교리를 보다 쉽고 실질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사목현장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책으로 눈길을 끌었다.

2014년에는 성바오로딸수도회가 펴내는 월간 「야곱의 우물」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한 뜻 깊은 시간도 이어졌다. 「야곱의 우물」은 평신도 신학자들의 제안을 바탕으로 ‘오늘, 지금, 여기에서’ 성경 안에 담긴 ‘우리를 위한 의미’를 찾기 위해 창간됐다. 또 어떤 상업적 광고도 싣지 않는 잡지로서도 가치를 더해왔다.

지난 한 해, 교회 안팎 독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의미 깊고 우수한 책자들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1월에 고(故) 최인호 작가의 유고집 「눈물」(여백미디어)이 세상 밖으로 나와 수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 것을 시작으로, 시인 이해인 수녀의 40여 년 시 세계를 총망라한 「이해인 시선집 1, 2」도 빛을 발했다. 요한 23세 교황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동시에 시성되면서 이들 ‘성인 교황’의 삶과 신앙 여정을 담은 책도 연달아 나왔고, 성 다블뤼 주교가 남긴 「조선 주요 순교자 약전」(내포교회사연구소)도 처음으로 전체 내용이 번역, 출간됐다. 천주교를 가교 삼아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문학적 토양을 조망한 「한국 천주교문학사」(구중서 저 / 소명출판)도 역사적으로 중요성을 더하는 책이었다.

세계적인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의 저서도 꾸준한 호응을 얻으며, 「결정이 두려운 나에게」(가톨릭출판사)를 비롯해 「내 영혼의 치유제」(분도출판사), 「내면의 멜로디」(성바오로), 「인간관계 어떻게 할 것인가」(도서출판 예문) 등 다양한 책자들이 번역됐다.

원로사목자들의 꾸준한 집필 활동과 저서 출간도 돋보였다. 정진석 추기경(전 서울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전 대구대교구장), 김창렬 주교(전 제주교구장)를 비롯해 정승현 신부 등은 신자들뿐 아니라 후배 사목자들에게도 깊은 신앙적 지혜를 전하는 저서들을 다채롭게 펴냈다.

교계출판사의 행보 중에서는 가톨릭출판사가 올해 처음으로 가족회원 모집을 시작한 것도 관심을 모았다. 가톨릭출판사는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독후감을 쓰는 참 사랑의 공동체’를 격려하고, 이를 위해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도서를 우선적으로 기획, 발간한다는 의지를 담아 이 제도를 실천하고 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