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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복음묵상집 「여인아 왜 우느냐?」 펴낸 전삼용 신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4-12-16 수정일 2014-12-16 발행일 2014-12-25 제 292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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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잘 알려면 성경 읽어야 합니다”
 구체적 예화로 깊은 묵상 이끄는 책
“가슴으로 받아들일 때 변화 시작…
 복음 읽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 
여인아 왜 우느냐? / 443쪽 / 1만8000원 / 하상출판사

“말씀으로 충만하지 않으니, 나의 구원을 위해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지 못하고 성체성사의 기쁨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곤 합니다. 성체를 마치 비타민제처럼 영하고 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는 “말씀의 전례가 풍성해지면 성체에 대한 신심이 커지지만, 말씀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하면 성체 또한 무미건조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복음묵상집 「여인아 왜 우느냐?」도 보다 많은 이들이 성경을 ‘밥’처럼 먹고 그 맛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느끼길 바라는 사제의 마음으로 펴냈다. 특히 복음 묵상은 “쉽고도 깊어야 한다”는 뜻을 바탕으로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사례나 예화도 적절히 활용해 엮었다.

전 신부는 복음 말씀이 우리에게 주는 변화로 성체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것을 비롯해 내적 기쁨의 체험,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결단력, 말씀을 전하고 싶은 열망 등을 꼽는다. 그렇다면 복음 말씀을 어떻게 읽고 묵상해야 내 안에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전 신부 또한 사목자로서 수없이 받은 질문이었다.

「여인아 왜 우느냐?」를 엮어내면서 전 신부가 더욱 강조한 것은 ‘만남’, 그로 인한 삶의 변화이다.

“사람의 일생은 늘 누군가와의 만남으로 진행되지요. 이 만남은 내 삶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고 재산의 절반을 이웃에게 나눠주는 변화를 체험한 것처럼, 엠마오에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변화한 것처럼 복음묵상을 통해 정말로 예수님을 만났다면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라는 책 제목도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을 만나고도 울고 있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전한 요한 복음말씀을 그대로 옮겨 정했다.

하지만 수많은 신자들이 성당에 오고 애써 성경공부도 하지만 여전히 세속적인 쾌락과 편리를 먼저 찾고, 기쁨이 아닌 분열과 반목의 삶을 살아가곤 한다.

전 신부는 “문제는 신자들도 많은 경우 예수님과의 진정한 ‘만남’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만나고 나면 자신의 시간, 돈, 능력 등도 이웃과 나눠야 하고 원수도 사랑해야 하는 등 이른바 ‘불편함’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 신부도 이탈리아 로마 우르바노대에서 성서신학을 전공하면서 말씀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받아들여, 현재 만남에 기뻐하지 않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었다고 토로했다. 이후 전 신부는 초기 교부들의 모범을 따라 교리를 충분히 알고 성경을 이해할 수 있는 터를 닦기 위해 다시 교의신학을 전공했다. 신·구약을 통째로 읽고 외워도 교리를 알지 못하면 성경을 읽고 가슴 뜨거워지는 체험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예수님을 사랑해요’라고 말하면서 ‘성경은 읽기 싫어요’라고 하면 어떡합니까. 말씀은 예수님을 잘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음말씀을 듣고 읽겠다는 의지입니다. 그 의지를 갖고 잠시라도 시간을 낼 때, 내가 비운 만큼 하느님은 채워주십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