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국 교구장 성탄메시지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4-12-16 수정일 2014-12-16 발행일 2014-12-25 제 292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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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 “세상의 어둠 밝히는 증거의 빛 돼야”
“낮은 곳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과 함께”
전국 각 교구장 주교들은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을 맞아 성탄메시지를 발표해 그 어느 때보다 위로와 희망이 필요한 이 시대에 나눔을 통해 그리스도의 증거자가 되길 기원했다. 또한 ‘봉헌생활의 해’를 지내며 세례로 축성 받은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더 성실하게 응답하길 당부했다.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은 “주님을 따르는 신앙인들은 신앙의 기쁨을 보여주고 세상의 어둠을 밝게 비추는 증거의 빛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빛이 되어 오신 주님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며 사랑을 실천하자”고 요청했다.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는 “소외된 이들 가운데 계신 주님을 찾아뵙고 봉사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본분”이라고 강조하고 “내 입에 들어갈 것을 나눌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은사 중에 가장 큰 은사인 사랑하는 능력”이라며 가난한 이들과의 나눔을 호소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특별히 수많은 갈등과 암울한 지표들로 점철돼있는 사회 현실을 직시하며 가난한 삶을 통해 하느님 나라 건설에 동참할 것을 권고했다.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는 “예수님의 생애는 병든 이들과 가난한 이들,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고 잊혀진 사람들과 동행하는 삶이었다”면서 “슬픔과 고통 속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삶의 희망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삶을 촉구했다.

수원교구 이용훈 주교는 “가난한 이들을 외면한다면 그들 가운데 탄생하신 구세주를 만날 수 없다”면서 “가난한 이웃에게 다가서고 낮추며 마음을 열어 자신을 내어주는 삶이야말로 하느님 사랑에 참여하는 유일한 길임”을 역설했다. 인천교구 최기산 주교는 “이웃이 고통당하고 있다면 위로하고 도와주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가난한 이들이 성당에 와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사랑하는 교회, 모두가 겸손한 교회가 되길” 소망했다. 안동교구 권혁주 주교는 “성탄의 신비를 사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선물이 되어 주셨듯이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선물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라며 “가난한 이들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 가난한 자가 되시고 가난의 삶을 선택하신 예수님처럼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자”고 호소했다. 청주교구 장봉훈 주교는 특별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행을 상기시키며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섬기는 일은 다름 아닌 ‘어려움에 처한 형제자매들에게 뻗치는 도움의 손길’”임을 강조했다.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는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음’(요한 1,5)을 굳게 믿으며 아버지의 뜻을 따라 하늘에서 내려오신 주님처럼 당신께서 보내시는 곳을 향해 이제는 우리가 떠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는 “이기심과 성공을 향한 무분별한 열정이 타오른다면 강력한 구원의 빛을 느낄 수조차 없다”며 “진정한 참회로 새로 태어나는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신앙의 참된 모습을 되찾고, 세상 안에서 진리와 사랑의 빛을 밝히길” 희망했다. 부산교구 황철수 주교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올해 우리는 정말 제대로 눈을 뜨고 우리 사회의 비리를 보고 깨달았는가?” 되묻고 “우리 자신과 사회도 이기심에서, 온갖 물욕과 탐욕에서 새로운 눈을 뜨고 진정한 행복의 길로 나아가길” 기원했다. 춘천교구 김운회 주교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 가운데 2014년을 힘들게 보낸 분들”을 기억하자며 “주님께서는 인내하며 역경을 견디어 내신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고, 축복으로 화답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마산교구 안명옥 주교는 “인간의 감성을 무디게 만드는 실용주의와 상대주의는 윤리성이 결여된 문화, 곧 생명문화의 퇴보를 가져와 아기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현 세태를 비판하고 “생명을 사랑하고 수호하자는 주님의 뜻에 응답해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거룩한 사명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자”고 권했다. 군종교구 유수일 주교는 “우리와 함께 생활하시고, 우리를 먼저 사랑해주신 분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한다면 삶의 자리에서 고립된 나 자신이 아니라 개방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나아가 삶의 자리에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