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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선정도서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4-12-16 수정일 2014-12-16 발행일 2014-12-25 제 292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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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사도직의 중요성… 분노·교만에 대한 담화
‘가톨릭독서문화운동-제2차 신심서적 33권 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지난 11월 27일 모임을 갖고, 1월의 도서로 다음과 같이 세 권의 책을 선정했다.

선정된 책은 「간추린 평신도의 역사」, 「김청자의 아프리카 사랑」, 「안티레티코스」이다. 세 권의 책 모두 새해를 맞아 지식과 지혜를 쌓고, 새로운 결심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간추린 평신도의 역사」는 교회사를 통해 평신도의 역할과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김청자의 아프리카 사랑」은 저자인 프리마돈나 김청자를 통해 내려놓음과 평화, 사랑의 삶을 살도록 한다. 「안티레티코스」는 수도승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가 악한 생각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지혜롭고 유익한 방법을 알려준다.

간추린 평신도의 역사

후안 마리아 라보아 지음 / 김영식 옮김 / 가톨릭출판사

「간추린 평신도의 역사」는 제목대로 평신도의 역사를 간추려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다. 평신도가 ‘하느님 백성의 지체’로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복음을 증거하는 주역’으로서 평신도 사도직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강조한다.

교회 구성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신도가 정작 교회에서 소외되는 상황은 어떻게 시작됐고 전개됐는지에 대한 역사 또한 책이 전하고자 하는 중대한 핵심이다. 2000여 년에 이르는 장대한 교회역사 안에서 초기교회부터 제국교회, 중세사회, 종교개혁, 트렌토공의회와 탈중심화 제안, 개혁과 쇄신의 길,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의에 따른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다양한 평신도의 모습을 그린다. 물론 이 역사를 통해 앞으로의 평신도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김청자의 아프리카 사랑

김청자 지음 / 바오로딸

뜨거운 불덩이를 가슴에 품고 독일로 떠난 소녀는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프리마돈나가 됐다. 무대와 싸우며 홀로 외길을 걸어야 했던 그는 가족을 위해 유럽 무대를 포기했고, 두 번의 이혼을 겪은 후 삶 전체를 내려놓아야만 했다.

사는 동안 오지 않을 것 같던 평화와 사랑의 길은 아프리카 말라위의 오지 카롱가에 있었다. 용기를 내어 그동안의 삶에게 손을 내밀어 화해를 청하고,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아프리카로 떠나 일상으로 응답하며 깨달은 것은 오랜 밤 뒤에 오는 새벽 같은 것이었다. 용서와 감사를 실천하며 사는 그의 삶은 이제 외롭지만은 않다. 카롱가는 그의 집이요, 하느님은 늘 그에게 최상의 것을 마련해놓고 계시기 때문이다.

안티레티코스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지음 / 허성석 옮김 / 분도출판사

‘악한 생각’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는 우리에게 책은 ‘맞서 싸우라’고 말한다. 수도승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의 대표작인 이 책은 ‘탐식, 음욕, 탐욕, 슬픔, 분노, 아케디아, 헛된 영광, 교만’이라는 여덟 가지 생각에 각각 짤막한 담화들이 덧붙여지는 형태로 꾸며진다.

담화 안에서 그는 유혹하는 악령들의 제안에 대항해 창세기부터 요한묵시록까지에서 뽑은 짧은 인용들을 바탕으로 반박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모아 놓은 성경 본문들을 반복함으로써 유혹자의 제안을 단번에 물리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에바그리우스 본인이 창안해서 권하는 방법이 아닌, 그동안의 교부들의 지혜를 재생산한 것이다. 4세기 이집트의 수도승 에바그리우스가 권하는 성경말씀의 ‘최종병기’는 오늘날 혼란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