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대림시기를 맞으며

입력일 2014-11-25 수정일 2014-11-25 발행일 2014-11-30 제 292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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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시기다. 대림시기는 사그라지지 않는 희망이 되신 예수 그리스께서 오심을 깨어 기다리는 때다. 2000년 전 이 땅에 오셔서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맞으려는 그리스도인의 마음가짐은 조금은 남달라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 살았는지 돌아보고, 그리스도의 뜻에 더욱 충실한 삶을 살 것을 다짐하는 때가 바로 대림시기다.

대림 제1주일을 맞아 발표된 전국 각 교구장들의 2015년 사목교서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된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실천’이다. 한국교회 안에서 이 실천이 새로운 의미로 떠오른 것은 지난 8월에 있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힘입은 바가 크다.

교황이 방한 기간 보여준 복음에 대한 열정은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눈을 뜨게 만들었다. 몸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그들 가운데 계시는 주님을 섬기는 모습은 참된 사랑의 의미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교황을 통해 우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가난한 이들을 재발견하게 됐다. 또한 주님의 거룩한 말씀으로 복음화된다는 것이 몇 구절 성경을 되뇌는 것에 있지 않고 말씀에 담긴 그리스도의 정신을 실천하는데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많은 이들이 삶이 힘겹다고 한다. 곳곳에서 고통에 찬 아우성이 넘쳐나고 있다. 주님의 복음이 선포돼야 할 곳은 바로 이런 곳이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뿐 아니라 희망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이다. 2000년 전 베들레헴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오심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일어나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 안에서부터 아기 예수께서 늘 새롭게 태어나실 수 있도록 깨어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