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평화 확인한 한·일 주교 교류모임

입력일 2014-11-18 수정일 2014-11-18 발행일 2014-11-23 제 292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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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주교들이 20번째 교류 모임을 가졌다. 영토문제와 역사 인식 차이로 인해 동북아 국가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에 열린 이번 교류모임은 다시한번 ‘평화와 연대’를 확인하는 장이 됐다.

양국 주교 42명은 공동 성명서에서 한·일 주교들의 형제적 친교가 화해와 평화의 징검다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교단의 이같은 성명은 한·일 교회가 양국 평화와 함께 아시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재천명하는 것이다. 특히 핵발전소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이나 인간생명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활동 등은 현 시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하겠다는 주교단의 의지로 보여져 상당히 고무적이다.

공식 일정은 아니었지만, 일본 주교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 위로하는 한편,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한층 성숙된 교류모임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일 주교 교류모임은 이문희 대주교(전 대구대교구장)와 하마오 후미오 주교(전 요코하마교구장)가 1995년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정기총회에서 ‘한국과 일본교회가 동아시아 복음화에 함께 노력하자’는 의견을 나눔으로써 시작됐다. 이듬해 2월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일본 가톨릭회관에서의 만남이 첫 번째 교류모임이다.

그간 한·일 주교들은 교류모임을 통해 공동역사교재 편찬을 비롯 한일청년교류모임 등 다양한 일들을 실천해 왔다.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에게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해 주길 주교들에게 기대한다.

“우리는 신앙안에서 늘 한 형제”라는 김희중 대주교의 말처럼,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인식이 사라질 때까지 주교들의 만남은 지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