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붓글씨로 신구약 완필 서예가 이영상 씨

이도경 기자
입력일 2014-10-28 수정일 2014-10-28 발행일 2014-11-02 제 291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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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읽고 쓴 말씀… 욕심도 내려놓게 됐죠”
 재능 봉헌 취지로 성경필사
 4년 5개월여에 걸쳐 완성
 “수백 점 성경작품 전시할 것”
직접 필사한 성경 서예본을 검토하고 있는 이영상씨. 4년5개월여 만에 신구약 성경을 서예로 완필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을 하느님께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서예가 이영상(베드로·부산교구 언양본당)씨가 한글 궁서체로 신구약 성경 서예본을 완필했다.

이씨가 완성한 신구약 성경 서예본은 지난 2010년 3월 20일 시작, 올해 9월 25일에야 완성됐다. 4년 5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이었지만 이를 자랑삼기보다는 남몰래 주님께 바치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은총은 글씨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저의 탈렌트를 하느님께 봉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씨는 젊은 시절 불교신자였지만 결혼과 함께 아내를 따라 개종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깊은 믿음을 갖지 못하고 오랜 기간 냉담하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제가 서예를 전업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회사를 퇴직한 1980년 이후부터입니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서 근무했지만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아내가 이해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울산에는 학원이 없어 글씨를 배우기 위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수련에 매진했다. 고 월정 정주상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필력을 키운 이씨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특선을 받고 서예전람회 초대작가로 선정되는 등 활동을 이어왔다.

“언제인가부터 눈이 아파 병원에 가보니 망막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전원생활을 시작했고 신앙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져감을 느꼈습니다.”

조금씩 건강을 회복한 이씨는 작년부터 강의를 다시 시작했다. 또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씨는 “믿음은 저의 가장 소중한 것을 봉헌하는 것”이라며 “말씀을 수없이 읽고 쓰면서 오히려 욕심을 내려놓으니 참으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성당이나 기관이 요청하면 수백 점에 달하는 성경 작품들을 언제든지 전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