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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회사목국, ‘세월호 참사 기억하는 미사’ 봉헌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4-10-28 수정일 2014-10-28 발행일 2014-11-02 제 2917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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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기억하자” 교회 움직임 가속화
“정치 공방 넘어 진상규명 촉구”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10월 22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여야 합의로 타결된 세월호 특별법이 정치적 공방에 휩싸여 사건 진상규명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교회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국장 정성환 신부)은 10월 22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조해붕 신부(서울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주례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사제·수도자·평신도 등 3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미사에서 박동호 신부(서울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강론을 통해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 하고, 참사의 원인을 밝은 곳으로 드러내야 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구조적 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신부는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인적·물적 재원, 경찰력과 군사력이라는 수단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깊고, 앞이 보이지 않아서 배 안에 갇힌 생명을 구해내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국가의 존재 이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박 신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사회의 자화상에 대해 “거대 정당들과 정치인들은 세월호 참사를 이기적으로 활용했다”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최소한의 양심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6개월을 넘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또 “세월호 참사는 교회가 위선에 빠질 수도 있고,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도 있는 또 다른 표지”라며 “기도생활·영성생활·교회생활을 내세워 배 안에서 초주검이 된 이들의 반대쪽으로 지나가는 사제와 레위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서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가 제작한 동영상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십자가입니다’가 시연됐으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기도문이 봉헌되기도 했다.

김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