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가 평신도를 교육하는 ‘영적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 대구 봉덕본당(주임 허용 신부)이 9월 15일부터 14주간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9시 진행 중인 ‘느헤미야 영성학교’가 그 현장이다.
이 프로그램은 김병수(안드레아·63·고성본당)씨가 3년 여에 걸쳐 제작한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매회 80여 명 신자가 참여하는 느헤미야 영성학교는 평신도에 의해서만 진행되는 영적 리더십 교육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느헤미야는 100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예루살렘 성벽 재건 공사를 52일 만에 완성하고, 유다인들의 결집을 이끌어 냈던 구약성경 속 인물. 신자들은 ▲하느님의 사람이 되어라 ▲고난을 극복하는 리더십 ▲공동체를 살려라 ▲삶을 봉헌하라 등 주제 강의를 통해 자연스레 느헤미야의 삶과 영성을 돌아보고, 교회를 이끄는 ‘영적 리더’로서의 태도를 배우고 있다.
수강생 김성호(돈보스코·57)씨는 “같은 신자 입장에서 강의를 듣기 때문에 전해지는 메시지들이 더욱 공감대를 넓혀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족도가 특히 높은 것은 수강생 의견을 적극 반영한 교육 형태 때문이다. 다양한 영상 자료를 활용할 뿐 아니라 강의 주제에 맞춰 성가를 선곡, 기타·키보드 등 라이브 연주와 함께 묵상하며 부를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허용 신부는 “성직자와 평신도 중 누군가가 ‘중심’이 되어 교회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교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목자들은 다양한 기회를 통해 신자들이 신앙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