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저출산 극복 교회가 적극 나서야

입력일 2014-10-21 수정일 2014-10-21 발행일 2014-10-26 제 291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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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3차 임시총회에서 ‘저출산’과 관련한 발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염 추기경은 특히 “생업 때문에 가족을 돌보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 상황을 예로 들면서, 교구와 본당이 맞벌이 부부들이 생업과 가정을 잘 조화시킬 수 있도록 아이와 노인 돌보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고령화 추세와 함께 한국 사회가 깊은 고민으로 안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 교회의 실제적 도움 방안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은 1.3명이다. 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1.71명)에 못 미친다. OECD 국가 중 포르투갈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점차 맞벌이 부부 비중이 높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 현실 속에서 자녀 양육은 여성들의 고용 현실과도 맞물린다고 볼 때, 염 추기경의 제안은 교회가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 확산 노력과 함께 현실적으로 신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배려의 시선이 아닐 수 없다.

‘가정 사목’이라는 큰 틀 안에서 교구와 본당들이 구체적으로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 극복에 함께할 수 있는 관심과 의견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 배경에는 경제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무엇보다 생명존중 의식의 저하가 문제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교회 안에서도 저출산 실태는 ‘심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에 대한 기본적인 교회 가르침은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저출산 극복 대안 마련과 함께 생명 존중 확산을 위한 기본적인 생명 교육이 교구와 본당 안에서 더욱 확산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바탕될 때, 생명 수호를 위한 모든 신자들의 동참과 실천도 커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