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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전주교구 어양동본당 프란치스코 성경대학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4-10-21 수정일 2014-10-21 발행일 2014-10-26 제 2916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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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웃음 속에 꽃피는 하느님 말씀”
교황 방한 기념 프로그램으로 마련
‘되어가는 그리스도인’ 교육 목표
2년 4학기 구성, 장학금·개근상도 예정
성경 외에 교회론·전례 함께 다뤄 유익
전주교구 어양동본당 주임 김준호 신부가 성경을 어떤 사고방식으로 봐야하는가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미사 후 전주교구 어양동본당(주임 김준호 신부)에서는 프란치스코 성경대학 수업이 시작된다. 강당은 수강생들로 가득 찼다. 앉을 자리가 부족해 뒤쪽 교리실 창문을 뜯어내고 간신히 자리를 마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얼굴이 그려진 가방에서 성경과 교재 등을 꺼낸 수강생들은 웃으며 강의 시작을 기다린다. 수업 시작 전 기타 연주와 함께 성가를 불러주는 봉사자들도 있어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지 않다.

“제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었죠? 이 이야기가 왜 나왔데, 오늘따라 왜 이리 이야기가 옆으로 간다냐”

어양동본당 주임 김준호 신부 강의를 들으며 신자들은 연달아 웃음을 터트린다. 자신이 겪은 다양한 사목 경험들을 재미있게 늘어놓는 김 신부 이야기는 나이불문하고 사람들에게 웃음꽃을 선물해준다. 그러나 그저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다. 주제에 벗어났다고 생각됐던 이야기조차 어느 순간 본 주제를 설명하는데 적절하게 녹아들어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강의는 일단 재미있어야 해요. 이론적인 것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것보다는 신자들이 조금 더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고, 묵상하게끔 도와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양동본당 프란치스코 성경대학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시작됐다. 본당 사목회는 교황 방한을 기념,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 끝에 주임신부에게 성경대학을 건의했다. 김 신부는 성경대학을 시작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으나 거듭된 신자들 요청에 지난 9월 18일 성경대학을 개강했다.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신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김 신부의 강의 중 성경대학이 추구하는 목표를 들을 수 있었다. 프란치스코 성경대학은 신·구약성경뿐만 아니라 교회론, 전례 등도 함께 다뤄 수강생들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년 4학기 과정으로 구성된 프란치스코 성경대학은 대학이라는 이름에 맞게 각 학기와 학기 사이에 방학이 있고, 학교에 소풍과 수학여행이 있듯이 피정과 성지순례를 실시할 계획이다. 입학원서도 수강료도 있다. 심지어 장학금과 개근상도 있다.

성경대학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분과장 이미나(소피아·57)씨는 “처음에 성경대학을 준비하고 계획할 때는 솔직히 힘들었지만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이런 강의를 또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며 “매주 목요일이 지날 때마다 뿌듯하고 신자들과 함께 듣고 웃고 하니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