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자비’의 시노드 정신, 지역교회에 실천해야

입력일 2014-10-14 수정일 2014-10-14 발행일 2014-10-19 제 291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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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대의원회의(세계주교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 본회의 첫 주간을 마치고 발표된 보고서는 지금까지 가정과 가정사목에 대한 입장과 태도의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즉, 오늘날 세계 가정의 절박한 현실을 들여다보고,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상처와 고통을 받는 백성들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교황 프란치스코가 총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강조해온 것이 ‘자비’이다. 지난 9월 4일 교황은 아침 미사 강론에서 “그리스도와 만나는 가장 특별한 기회는 바로 우리들의 죄”라고 말했다. 은총은 우리의 선행과 노력에 대한 대가도 아니며, 흠 없는 삶이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예수를 만나는 것은 오직 우리가 죄인임을 인정할 때이며, 그럼으로써 그리스도는 당신의 ‘자비’로써 우리의 죄를 씻어준다.

교황은 따라서 누구보다 사목자들이 ‘자비’를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교대의원회의 개막 전날 밤에도 교황은 성공적인 시노드 개최를 위한 기도회에서 놀라울 만큼 시적인 강론을 통해 참석 교부들과 사목자들, 전세계 신자들에게 기도와 당부를 전하면서 “오늘날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이 시대의 맥박에 귀기울이고 이 시대 사람들의 ‘향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기의 반을 지나면서 기본적인 성찰들을 보고서로 전해준 시노드는 18일 투표를 통해 최종 문서를 확정하고 이를 교황과 전 세계 주교회의에 전했다. 그리고 이 성찰은 올해에 이어 가정을 성찰하는 내년 정기총회를 준비하는 기초 문서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때까지 각각의 지역교회 안에서 이러한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사목적 고민들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