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가톨릭철학회 공동 학술대회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4-09-30 수정일 2014-09-30 발행일 2014-10-05 제 291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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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키운 사회악 해결, 철학교육이 ‘답’
세월호로 드러난 사회 부조리
방관 말고 쇄신 계기로 삼아야
한국가톨릭철학회는 9월 27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서강대 철학연구소와 공동 학술대회를 열었다.
한국 가톨릭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를 낳은 우리 사회 ‘악의 문제’를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한국가톨릭철학회(회장 박병준)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서강대 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9월 27일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학술회의를 열었다.

철학자들은 이 공동 학술회의를 통해 악은 왜 발생하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한 자본과 악의 관계 및 고통과 악에 대한 불감증과 무기력,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의 역할 등을 제시했다.

특히 철학자들은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한 부조리와 악을 수면 위로 드러낸 사건이었으며,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이웃에 대한 태만과 사랑의 포기로 이어지는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악의 문제와 한국사회’를 주제로 진행된 학술회의에서는 박승찬(가톨릭대)·박구용(전남대)·홍윤기(동국대)·남기호(제주대)·홍경자(한림대)·김종국(경인교대) 교수가 각각 ‘그 자체로 악인 고통 안에서 선이 발견될 수 있는가?’, ‘악의 사회 비판’, ‘우리의 교육은 악을 극복하는데 기여하고 있는가?’, ‘정치적인 것의 비개념’, ‘죽음을 부르는 악은 어디에서 오는가?’, ‘신의 모험과 인간의 책임’에 관해 발표했다.

종합토론에는 발제자들과 신승환(가톨릭대)·나종석(연세대)·이종진(서강대)·이진오(경희대) 교수가 각각 나섰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박승찬 교수는 “세월호 사건 이후 시민단체 등이 기존의 방관을 청산하고 우리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악을 피하려는 결단을 이어간다면, 이것이야말로 고통이 선한 것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라며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법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뼈를 깎는 쇄신을 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윤기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사고를 참사로 발전시킨 매개체로서의 악행’으로 정의하고, 이어 “우리 교육은 국가의 경제적 성공에는 기여해 왔지만, 그 안에서 자라나는 새로운 고통에의 대응, 즉 악에 대항하는 능력을 키우기는 커녕 경쟁교육을 통한 학벌체제로의 진입을 위해 이 국가와 사회의 통합고리마다 악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누군가와 더불어 자신의 삶과 앎을 가꾸어 간다는 것은 인간적 성숙의 가장 중요한 단계”라며“따라서 철학교육은 판에 박힌 교과지식들과 어둠 속에 내동댕이 처진 삶의 고민들을 학생들의 삶과 전인적으로 연관시켜, 학생들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는 완전학습”이라고 전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