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국교회 나아갈 길 본격 논의해야

입력일 2014-09-30 수정일 2014-09-30 발행일 2014-10-05 제 291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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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매우 의미 있는 소식을 전했다. 27일 열리는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첫 날, ‘교황 방한 이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하는 주교 연수를 갖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실시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난 8월 방한해 한국교회에 던진 풍성한 메시지들을 어떻게 한국교회 안에서 변화와 쇄신의 계기로 삼는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주교단의 이러한 취지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실천 방안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교황청은 애당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하나의 이벤트로서만 여기는 것을 경계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여러 차례에 걸쳐 한 바 있다. 즉, 교황 방한은 어디까지나 교황이 주는 메시지 중심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교황과 교황청 관계자들은 분명히 밝혔다. 이는 곧 교황이 방한 기간 동안 10여 차례의 강론과 연설 등을 통해 한국교회에 밝힌 사목 방향에 대해서 한국교회가 매우 진지하고 전폭적인 자세로 성찰하고 실제 사목에 적극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 그리고 이어지는 추계 정기총회에서 있을 논의는 그러한 교황의 뜻에 적극 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매우 의미 있는 교황 방한 후속 조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에 대한 논의는 주교단에서만 이뤄질 일은 아니다. 신자 대중을 모두 포함해서, 한국교회의 전 사목 영역에서 이러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물론 주교단의 공식 논의와 결정들은 그러한 모든 움직임들의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