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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한반도 통일의 최대 변수 ‘중국’ / 임을출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입력일 2014-09-30 수정일 2014-09-30 발행일 2014-10-05 제 2913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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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초강대국으로의 부상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국가 목표는 초강대국으로의 부상(浮上)을 이루어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꿈’(中國夢)을 실현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0년 무렵에는 국내총생산이 2000년의 네 배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50년 무렵에는 완전한 현대화를 달성하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 위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상당기간 자국과 인접한 한반도의 통일보다는 안정을 더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과정이 중국의 불안정요인이 되거나, 또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의 안보 불안과 국제적 입지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 한반도 통일을 더욱 견제할 것이다.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남북 당사자간의 자주적이며 평화적인 통일 실현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이 직면한 국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한반도 통일에 적극 협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구나 미국과의 동북아 패권 경쟁 구도는 통일의 가능성을 더 낮추고 있다. 현재와 같이 미중간 경쟁이 심화되고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주변 강대국 가운데 중국이 한반도의 통일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중국 군부가 공개적으로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고, 남중국해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3조 달러가 넘는 엄청난 외환보유고를 과시하듯 해마다 10% 이상씩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반면 미국은 재정 적자 때문에 국방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 미국은 최강대국으로서의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중국은 안정적인 경제와 재정적·정치적 힘 덕분에 더욱 영향력 있는 국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북·중 관계가 예전보다 소원해졌지만 중국의 남북 균형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특히 미·중 대결 구도가 지속되는 한 북·중 동맹은 지속될 것이다. 또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중 간 경제교류의 확대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남북관계에서 남한의 대북한 지렛대 기능과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대중 경제적 의존이 심화되면 정치적 의존도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 순리다.

결국 향후 한반도 통일의 최대변수는 중국의 영향력이 될 것이다. 중국은 통일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거나 또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사실상 중국이 미국과 국경을 맞대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는 동안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실현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민족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