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필리핀 민들레국수집 본격 가동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4-09-17 수정일 2014-09-17 발행일 2014-09-21 제 291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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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루칸·나보타스·말라본시티 등 4곳서 무료급식
자립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영어 교육에도 힘써
지난 5월 6일 개업미사를 봉헌한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이 칼루칸교구 내 칼루칸시티, 나보타스시티, 말라본시티에서 본격적인 무료급식과 교육활동에 돌입했다.

8월 31일 귀국한 서영남(베드로·60) 대표는 “당분간 인천과 필리핀을 정기적으로 오가다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이 안정되면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은 딸 서희(모니카)가, 인천 민들레국수집은 제가 맡는 것으로 가족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은 4월 말 칼루칸시티 성판크라시오성당에서 시작해 5~6월 사이 서영남 대표와 아내 강 베로니카씨, 서희씨, 현지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나보타스시티 산 로케성당 2층, 말라본시티 파라다이스 빌리지 평화의 성 마리아 공소 2층에 국수집을 개원했다. 또한 당초 계획에 없던 말라본시티 똔소야 바랑가이에는 천막을 치고 국수집을 추가로 운영 중이다. 본래 나보타스시티에도 마땅한 건물을 구하기 어려워 천막 국수집으로 개원을 준비하다 산 로케본당에서 “서영남 대표가 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은 본당 신자들과 지역사회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본당 건물을 흔쾌히 제공했다.

서 대표는 칼루칸시티 성판크라시오성당 내 국수집에 주로 머물며 말라본시티와 나보타스시티도 수시로 왕래하고 있다. 낮에는 40도를 훌쩍 넘는 필리핀의 무더위로 하루에 옷을 20번이나 갈아입기 일쑤지만 국수집에서 먹는 한 끼가 그날 식사의 전부인 필리핀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더위쯤은 즐김의 대상일 뿐이다.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에서는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을 고려해 주로 밥을 제공한다. 칼루칸시티에서는 하루 130~150명, 나머지 3군데 국수집에서는 각각 50여 명의 어린이가 매일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다. 특히 칼루칸시티 민들레국수집은 형과 누나를 따라온 유아들을 위한 어린이집(데이케어센터)도 운영한다. 급식은 어린이들의 오전, 오후반 등하교 일정에 따라 제공되지만 급식시간 외에 찾아온 어린이들에게도 과자나 즉석에서 만든 볶음밥 등을 나눠준다.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는 어린이들을 보면 애간장이 타서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서다. 서 대표는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초청받았지만 “교황님을 뵙고 싶은 마음 이상으로 필리핀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간절해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아이들을 먹이는 것보다 가르치는 것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 장학금 지원사업과 영어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굶기를 밥먹듯이 하는 유치장과 교도소 재소자 방문도 매월 1회씩 빠뜨리지 않는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