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책 읽는 사람들] 영성독서모임 ‘공감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4-09-03 수정일 2014-09-03 발행일 2014-09-07 제 2910호 1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독서모임, 지속적 신심생활 단련의 여정
독서교육 전문가 함께하는 모임
각 단계마다 상호 생각 나누고
책 내용 삶에 적용하도록 이끌어
영성독서모임 공감대 회원들이 「신심생활 입문」을 읽고 9월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 내 각 사목현장에서는 신심서적을 읽는 환경을 조성하고, 독서의 생활화를 이끄는 모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한국교회 차원에서 영성독서 모임 운영 매뉴얼 등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부족해 각 사목현장에서는 모임 운영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가톨릭신문은 신심서적 선정에 이어, 이 서적들을 매개로 진행할 수 있는 모임 방법을 정기적으로 소개한다. 영성독서모임 ‘공감대’(길잡이 임성미)는 독서교육 전문가와 일반 신자들이 함께 ‘제2차 가톨릭독서문화운동 - 신심서적33권읽기’ 선정도서를 읽고 모임을 갖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공감대’ 9월 모임은 ‘신심서적33권읽기’ 선정도서 중 「신심생활 입문」 읽기를 통해 길어 올린 생각과 성찰 등을 바탕으로, 신심서적 읽기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제시하는지 돌아보는 과정이었다. 회원은 임성미 독서교육 전문가와 김수나·양성순·장수정·최소희씨 등 총 5명으로, 모임은 회원들이 모이기 편리한 도심의 한 북카페에서 진행했다. 독서교육 전문가들은 보다 활발한 대화와 나눔을 위해, 일반 독서모임의 인원은 5~10명 내외로 구성할 것을 권한다.

모임의 시작과 마무리는 자유기도로 매듭짓는다. 회원들이 의견을 모아 특정 기도문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도입 부분에서는 모임 길잡이의 안내에 따라, 우선 각자가 감명 깊게 읽은 부분 혹은 마음속에 오랜 여운을 남긴 구절, 기존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게 한 내용 등을 자유롭게 소개한다. 처음부터 각자 내면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책 내용을 보다 충실하게 나누는 ‘떠올리기 : 인식의 단계’를 거친다.

대화가 활발해져 감에 따라 회원들은 「신심생활 입문」에서 저자가 보여준 ‘온유함’을 열쇠어로 더욱 심층적인 의견교류를 이어갔다.

“저자는 어떤 면에서 온유함을 드러냈나, 온유함이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온유한 사람인가, 내 주변에서 온유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들은 화가 나거나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했던가….”

길잡이의 안내에 따라 온유함에 관해 성찰해볼 내용들이 제시됐다. 회원들은 번갈아 각자의 체험담을 풀어가며, 책 내용이 ‘나에게 주는 의미 : 병치 단계’를 짚어봤다.

“자존감이 낮으며 내면에 분노가 쉽게 차 누군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화가 난다, 태어난 것 자체가 이미 큰 사랑을 받은 것인데 자꾸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결핍과 상처를 만든다, 나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어떨까….”

의견을 나누는 가운데,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책 내용을 자신의 삶에 대입해보고, 각자가 성찰할 점과 변화해야할 점 등에 관해 정리했다. 책읽기를 통한 ‘자기 적용 단계’의 시작이었다.

“독서모임은 단순히 책을 읽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신심생활을 지속적으로 단련하기 위한 여정입니다.”

“저는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묵상에 빠져드는 성향이 아닌데요. 누구를 만나고, 어떤 환경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성찰의 기회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피상적인 사고를 뒤로하고, 신심서적의 내용 그대로를 묵상하며 내 삶에 대입해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의 행동이 하느님 뜻 안에서 이뤄지는 것인지 내 뜻대로 이어지는 것인지 식별하는 단계에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9월 영성독서모임 ‘공감대’를 통해 각 회원들이 길어 올린 신심서적읽기의 의미들이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