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이제 쇄신의 여정 시작할 때

입력일 2014-09-02 수정일 2014-09-02 발행일 2014-09-07 제 291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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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끝나고, 교황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남긴 메시지를 따라 투철한 자기 쇄신의 여정을 시작할 때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등장은 가톨릭교회에 새로운 희망과 전망을 제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속의 가치와 물질주의에서 복음적 가치로 돌아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사목자들에게는 ‘사목’으로의 회귀를 촉구했고, 신자 대중들에게는 자비와 희망의 위로를 전했다. 특히 스스로 교황청 개혁을 구체화함으로써 쇄신과 개혁의 의지를 보여주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교회의 미래 사목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8월 방한한 교황은 4박5일간 10개의 강론과 연설, 수많은 몸짓과 시선을 통해서 ‘복음의 기쁨’을 현장에서 보여주었다. 깊은 감동으로 교황을 체험한 한국교회는 이제 교황이 제안한 쇄신과 개혁의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회사에 쇄신의 노력이 없었던 적은 없었지만, 교황의 촉구에 따라 이제 쇄신은 직접적이고 본격적으로 한국교회 안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쇄신은 위에서부터 먼저 시작돼야 한다. 교회 운영에 있어서 성직자들의 책임과 역할이 큰 만큼, 쇄신을 향한 신호탄은 종교적 권위와 권한이 집중돼 있는 사목자들로부터 쏘아 올려져야 할 것이다. 쇄신과 개혁이 우리 모두, 교회 구성원 각자의 내면으로부터의 회심에서 완성될 것이지만, 한국교회의 특성상, 그 시동(始動)의 열쇠는 교회 지도층에 주어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는 10월 열리는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를 주목한다. 교황 방한 후 첫 총회에서 쇄신 여정의 방향과 정책,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을 기대한다. 교황 방한 후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은 ‘프란치스코 효과’의 참 모습이 아니다. 그 ‘효과’는 한국교회가 내적, 외적으로 구체적으로 변화할 때 비로소 발휘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