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이도경 기자
입력일 2014-08-19 수정일 2014-08-19 발행일 2014-08-24 제 2909호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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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희망이 우리 사회 해독제”
“세상 속에서 하느님 나라 누룩으로 부풀어 오르길”
미래 세대 위해 고귀한 신앙적 전통 물려주길 당부
미사 전 세월호 유가족 만나… 가슴에는 ‘노란 리본’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1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방한 이후 대중과 함께 처음으로 드리는 미사로, 대전교구민을 비롯한 5만여 명이 운집했다.
“성모님께 한국교회가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으로 더욱 충만히 부풀어 오르게 도와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1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봉헌됐다. 이날 미사는 방한 이후 대중과 함께 처음으로 드리는 미사로 대전교구민을 비롯한 5만여 명이 운집했다.

교황이 관할지역을 방문할 때는 그 곳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는 것이 관례인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는 대전교구를 방문하면서 교구민과 함께 드리는 미사가 마련됐다.

교황은 이날 강론을 통해 “오늘 복음이 제시하고 있는 희망이야말로 고통과 허무를 겪는 절망의 사회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해독제”라고 강조했다. 또 “현대사회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물질주의’ ‘이기주의’ ‘무한 경쟁의 사조’와 맞서 싸워야 한다”면서 비인간적 경제 모델(신자유주의), 생명을 경시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고귀한 신앙적 전통을 물려주어야 함을 천명했다.

특히 미사 직전에는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 등 10여 명이 교황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이 때 유가족들에게 받은 배지를 가슴에 달고 미사를 봉헌해 눈길을 끌었다.

교황의 강론은 이탈리아어로 이뤄졌고 단락별로 한국어로 통역돼 신자들에게 전해졌다. 신자들이 바치는 보편지향기도에는 가톨릭교회와 세계평화, 정치인들,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민족화해와 일치 등 다섯 가지였으며, 시각장애인과 필리핀 이주노동자 출신으로 다문화가정 가장, 어린이, 남녀 신자 각 1명씩 5명이 바쳤다.

대전교구는 이날 미사를 위해 햇빛 가리개 모자와 물, 구급차, 의료장비와 인력 등에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히 준비했다. 경기장 외부에서 미사 봉헌하는 이들에게도 모든 미사 과정에 불편함이 없도록 의자와 대형 스크린 설치를 준비했다. 특히 평신도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는데 일반 봉사자 450명, 운전기사사도회 115명, 성체분배에도 155명이 참여해 손님을 맞았다.

또 행정 당국은 경기장 부근 교통 통제로 단체 버스와 지하철을 주로 이용한 신자들을 위해 지하철 기존 운행 시작 시간을 한 시간 반 앞당긴 새벽 4시에 첫차가 출발했고, 평일 218회이던 열차 운행 횟수도 302회로 늘려 운행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