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지난 14~18일 4박5일 동안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부럽다’는 것이었다. 태어나서 이토록 기분 좋은 부러움의 눈길을 받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교황이 한국에 도착하던 날부터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떠나던 날까지 멀게는 30여 미터, 가깝게는 1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교황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었으니 무척이나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닷새간 교황의 방한 여정을 동행하면서 울컥했던 기억이 적지 않다. 교황이 머문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매스컴을 통해 교황을 접한 이들 가운데서도 기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 기자도 교황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

교황의 방한 기간 동안 한국사회는 물론이고 아시아 대륙이 ‘교황앓이’를 했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개인적으로 선대의 두 교황도 가까운 거리에서 뵌 적이 있는 필자로서 프란치스코 교황만이 지닌 힘을 굳이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진정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난’을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을 삶으로 살아내기는 쉽지 않다. 겸손을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 몸으로 체화해내기는 어렵다. 그런데 교황은 교황좌에 오르기 전부터 몸소 가난을 살며 가난한 이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무수한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정말 행복했던 기억은 삶이 곤고해질 때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동력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이 신앙 여정에 어떠한 원체험이 될지는 우리가 그를 어떻게 기억하는가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