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바티칸·이탈리아 언론 반응

번역 및 기고 김혜경 박사
입력일 2014-08-19 수정일 2014-08-19 발행일 2014-08-24 제 2909호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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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의 없는 ‘평화의 사도’ 상세 보도
‘평화·일치’ 메시지에 초점

바티칸라디오 - 청와대 연설 “평화는 정의의 결과” 역설

쿼티디아노 - 북한 위협으로 교황 의견 ‘물거품’ 우려

허핑턴포스트 - 중국·북한 향한 ‘대화’ 중요성 시사

아시아 청년과 ‘진지한 대화’

로마냐 노이 - 가슴서 우러나오는 ‘즉석 대화’ 나눠

라 레푸블리카 - ‘아시아 누룩’으로서의 한국교회 강조

시복식·꽃동네 방문 긍정 평가

유로뉴스 - 박해 이겨낸 ‘한국교회 설립자들’ 시복

안사 - 중증장애인 만남서 신발 벗고 존중 표시

코리에레 델라 세라 - 꽃동네서 모든 이들과 ‘따뜻한 인사’

교황청 사이트 ‘교황 한국 사도방문’ 관련 화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과 관련하여 일찌감치 교황청 사이트에는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를 기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사도방문’(Viaggio Apostolico di Sua Santit Francesco nella Repubblica di Corea in occasione della VI Giornata della Gioventu Asiatica)이라는 제목으로 일정, 방한 중 전례예식, 한국 국민들에게 보낸 비디오 메시지와 로마 출발에서부터 도착까지의 사진, 매번 선포되는 강론, 연설 등의 메시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상세하게 소개하는 별도의 방이 마련됐다. 여기에서는 바티칸 방송국(CTV, Centro Televisivo Vaticano)에서 보도하는 영상자료들도 매일 업데이트하여 방한 기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를 전 세계로 전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아랍어,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독일어로 되어 있고,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2.vatican.va/content/francesco/it/travels/2014/outside/documents/papa-francesco-repubblica-corea.html

바티칸라디오 14일자 보도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번째 국제 여행으로 ‘일어나 비추어라’는 주제로 한국을 택했다며, 이번 한국방문은 제6차 아시아 청년대회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 집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전했다. 한국 도착 후 청와대에서 가진 첫 번째 연설에서 교황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평화라는 선물이 필요하다”며,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 받아 온 한국으로서는 아시아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더욱 절실한 대의로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소개하고 있는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홈페이지 화면.
한편 이탈리아의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publica) 14일자 보도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 목적이 ‘평화와 일치’에 있다며, 교황이 서울에 도착할 즈음 북한은 매우 ‘이례적인’ 인사(?)로 몇 개의 미사일을 일본해협을 향해 발사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과거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한국 방문 시에 중국 영공 통과를 거절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처음으로 중국 영공 통과를 허락한 중국의 국가주석 시진핑에서 전보를 보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번 아시아 청년대회 참가를 위해 100명의 중국 청년들이 신청한 출국은 금지했다고도 전했다. 교황은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청년들과 진지한 만남을 갖고, 신자율 10.4%에 불과하지만 아시아의 누룩으로서, 한국교회에 평화와 일치와 정의 실현을 독려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동시에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함으로써 미움과 차이의 장벽을 허물 것을 주문할 것인데, 이것은 방한 기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가자지구 및 이라크에서 수백 만의 그리스도인들이 이슬람 정부군의 박해로 피난길에 오른 것과도 연관되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교황 한국 방문 소식을 지속적으로 보도한 ‘쿼티디아노’ 인터넷판.
몬도(Mondo)지 15일자 보도에서는 교황 방한을 앞두고 북한에서 세 발의 미사일 발사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분단 한국의 상황과 더불어 교황의 평화와 일치에 대한 메시지에 주목했다. 같은 날, 쿼티디아노(Quotidiano)지 역시 ‘하나의 한국만 존재’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하는 동시에, ‘비인간적인 경제’에 대해서 질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내에서 보낸 전보에 대한 답변으로서, 바티칸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 왔다는 점을 강조, 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 신문사의 협동 통신사인 안사(ANSA, Agenzia Nazionale Stampa Associata) 16일자 신문에는 교황이 집전하는 한국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식에 100만 인파가 몰렸다고 전하며, 시복식 후에도 꽃동네 방문, 남녀수도자들과의 만남 및 평신도들과의 만남 등 빡빡한 일정이 교황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복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이 광화문의 제대에서 라틴어와 한국어로 공동 집전하며, 한국교회 첫 번째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그리고 1791년 이후에 순교한 동료 123위가 복자로 선포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꽃동네 방문에서 교황께서는 중증장애인 센터에 들어가기 위해 신발을 벗었다며, 한국에서 이런 행위는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유력한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 16일자는 교황의 꽃동네 ‘희망의 집’ 방문을 비중 있게 다루며, 1970년대 한 사제에 의해 시작된 꽃동네 사회복지재단을 언급했다. 그리고 교황은 남녀 수도자들이 돌보고 있는 150여 명의 중증 장애우들을 만나러 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교황은 신발을 벗었고,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고 잠시 장애 아동들의 장기자랑을 봤다고도 전했다.

유럽 전역으로 방송된 유로뉴스(Euronews) 16일자 보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에서 8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집전한 시복미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한국교회 첫 번째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그의 동료 123위는 예수회 선교사 마태오 리치가 중국에서 발간한 서적들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발견한 평신도들이라고 강조했다. 1791년의 박해와 뒤 이은 박해로 인해 순교한 한국교회의 설립자들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북부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한 지역신문 로마냐 노이(Romagna Noi)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서 이탈리아어로 말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청년들에게 말할 때는 종이에 적은 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즉석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며, 교황께서 “제 영어는 부실합니다”고 고백하고, 이후에는 이탈리아어로 질문한 세 명의 청년들에게 “주님, 당신이 제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기도할 것과 “여러분의 북한 형제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말씀과 함께 “주님, 저희는 한 가족입니다. 한 가정에는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다”고 했다고 강조하였다.

쿼티디아노(Quotidiano) 인터넷 판 17일자 보도에서는 서울과 워싱턴의 추가 군사훈련에 항의하며 북한은 한국을 향해 ‘무자비한 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며, 교황이 전하고 있는 ‘평화의 메시지’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은 그리스도인의 연대와 정체성을 위협하고 표면적인 신앙인을 만들고 있다”며, “어떤 것을 진지하게 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값싸게 혹은 산만한 태도로 유행하는 것들에 따라 장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아침 주한 교황청 대사관저에서 있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이호진씨의 세례식도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293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직도 10명의 시신은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호진씨의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라고 전했다.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 이탈리아어 판 17일자 보도는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베이징과 평양이 흔들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의 ‘건설적인 대화’ 제안과 평양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방문 첫 연설에서부터 평화와 ‘연대의 세계화’를 강조하며,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는 점을 강조하여 전했다.

번역 및 기고 김혜경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