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당뇨로 고통받는 송옥희씨 모녀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4-08-12 수정일 2014-08-12 발행일 2014-08-17 제 2908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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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당뇨로 고통… 딸마저 같은 병
어린 두 딸 혼자서 키우느라
치료시기 놓쳐 각종 합병증 심각
수술·진료비·약값에 빚 ‘산더미’
당뇨성 만성신부전증과 합병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송옥희씨(왼쪽)와 제1형 당뇨성 케톤산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딸 정혜양.
당뇨로 인한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송옥희(마리아·58·수원 송현본당)씨는 당뇨합병증으로 온 몸이 성한 데가 없다. 복용하는 알약만 해도 하루에 40알이 넘는다. 치료시기를 놓쳐 왼쪽 발가락 4개를 절단한 이후로는 지팡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잘 걷지 못한다. 4년 전 왼쪽 다리에 ‘스텐트 삽입술’이란 혈관확장수술을 받고 나서는 시도 때도 없이 다리가 저려온다.

합병증은 무서운 속도로 송씨의 몸을 망가뜨렸다. 눈이 침침해 안과에 갔을 땐 오른쪽 눈이 실명이라는 판정을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 밥을 먹다가 갑자기 이빨이 쑥쑥 빠지기도 했다.

절망스런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혈액투석을 하기 위해 왼쪽 팔에 인조혈관 삽입수술을 했지만 수술은 실패했다. 결국 심장 가까이 있는 가슴 부위에 인조혈관을 삽입했다. 매주 3번 혈액투석을 위한 바늘이 가슴을 찌를 때마다 송씨는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딸들을 생각하며 고통을 삼킨다.

17년 전 남편이 사업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송씨 모녀는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같은 해 송씨는 당뇨판정을 받았지만 제때에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못했다. 부지런히 병원을 다닐 시간도, 그럴 돈도 없었다. 어린 두 딸을 먹여 살리는 일이 더 시급했다. 악착 같이 일하며 딸들을 겨우 고등학생으로 키워냈지만, 송씨의 몸은 그만큼 나빠졌다.

벼랑 끝에 몰려 갖은 고통을 겪었던 송씨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딸들을 향한 사랑과 기도 덕분이었다. 지난 4월 막내딸 정혜(17)가 학교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려져 중환자실에 실려 갔을 때도, 의사로부터 딸이 죽을 수 있다는 통지를 받았을 때도 송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주님께 매달렸다.

“하느님, 제발 정혜를 살려주세요. 불구가 되어도 좋으니 제발 정혜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세요.”

송씨의 부르짖음을 주님께서 들어주셔서일까, 정혜의 의식은 돌아왔지만 제1형 당뇨성 케톤산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나날이 늘어나는 병원비, 입원비, 약값은 매달 정부보조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불한다. 주인 할머니 집에 얹혀살며 매달 집세와 수도세를 내고 나면 식이요법과 같은 치료는 꿈도 꾸지 못한다. 게다가 예전 수술비와 진료비로 늘어난 빚을 생각하면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저는 아무래도 괜찮아요. 아이들만이라도 안 아프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모진 고통에도 누굴 탓할 줄 모르는 송씨의 말에 간절함이 배어있다.

※성금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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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703-01-360446

국민은행 801301-01-58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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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