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추모미사 봉헌 등 ‘참사 100일’ 교계 움직임 활발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4-07-29 수정일 2014-07-29 발행일 2014-08-03 제 2906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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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 위해선 진상 규명부터”
유가족 단식에 신자들도 자발적 동참
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 사목 배려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을 넘기면서 진상 규명과 이를 밑거름으로 한 사회 개조 움직임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교회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인 7월 24일을 전후해 서울을 비롯한 광주·수원·전주·인천교구 등은 미사를 봉헌하며 세월호 참사로 우리 사회에 불붙은 개혁의 불씨를 살려나가는데 힘을 모았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빈민사목위원회는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와 함께 7월 24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대강당에서 ‘세월호 침몰참사 100일, 위로와 기억의 미사’를 봉헌했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는 이날 미사에서 “슬프고 부끄럽게도 우리가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세월호 침몰이 가르쳐주었으며 국가와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못해 세월호가 그 몫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가 끝난 후 사제와 수도자 등 700여 명은 “기소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 합류했다.

같은 날 광주대교구는 오후 7시30분 목포 연동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세월호 참사 100일 참회와 새로움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김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과 가족들의 고통이 헛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면서 “진상을 밝히는 것은 정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튼튼해지는 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희중 대주교는 27일 오후 3시30분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팽목항 미사’도 봉헌했다.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500여 명이 참례했다.

이날 미사가 봉헌된 자리는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들이 유전자 감식 전에 가족들과 대면한 장소였다. 참례자들은 미사 전 연도를 바치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도했으며, 미사 전 후로 세월호 관련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과 희생자 추모 및 실종자의 귀환을 바라는 노란리본 달기에 참여했다.

인천교구는 이날 각 본당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와 기억을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이에 앞서 수원교구는 21일 오후 8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 주관으로 추모미사를 봉헌했으며,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3일 오후 7시30분 전주시 전동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7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하자 가장 먼저 그들 곁을 지키고 나선 곳도 교회였다. 신자들은 17일부터 자발적으로 천주교 동조 농성단을 꾸렸으며 이를 계기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교회의 지지와 참여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동조 단식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가 단식 농성장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이용훈 주교(23일), 강우일 주교(25일) 등이 유가족들을 찾아 위로와 지지의 뜻을 전했다.

유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사목적 배려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교구는 매일 추모미사를 봉헌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으로 함께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교구가 관할하는 사회복지회 산하시설과 상담소 등을 통해 상담과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