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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목 어때요] 광주대교구 동산동본당 신앙강좌

김진영 기자
입력일 2014-07-29 수정일 2014-07-29 발행일 2014-08-03 제 2906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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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 ‘전례’ 등 꼼꼼히 배우니… 신앙인 자신감 충만

3월부터 강좌 열고 핵심 교리 가르쳐
지역 여건상 교육 기회 적었던 상황
인근 본당에서도 신자들 몰려 ‘호응’
“개신교 신자와 토론도 이제는 당당”
광주대교구 동산동본당 오갑현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복음의 기쁨을 주제로 한 강의를 준비하는 모습.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후 7시30분, 광주대교구 동산동본당(주임 오갑현 신부)은 미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이 속속 모여든다. 강의 시작까지 한 시간이 넘게 남았지만 교육관에는 벌써부터 어르신 몇 분들은 자리에 앉아 묵주기도를 하거나 묵상 시간을 갖는다. 평상시 100~150여 명이 참석하는 신앙 강좌지만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을 앞두고 「복음의 기쁨」을 주제로 하는 이번 7월 30일 강좌에는 특별히 더 많은 신자들이 강좌에 참석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여수 지역은 신앙 강좌를 받을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광주까지 가기에는 멀고, 광주에서 내려와서 하는 교육들도 대부분 순천에서 이뤄지다 보니 참석하기 어려웠죠. 이제야 순천과 여수가 길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가는데 한 시간 가까이 걸렸었거든요.”

십 년이 넘게 광주가톨릭대학교와 교리신학원에서 강의를 했던 오갑현 신부가 동산동본당 주임으로 내려오자 여기저기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자들뿐만 아니라 동료 사제들도 지구 차원에서 신앙 강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오 신부는 고민 끝에 강의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제가 가진 달란트가 필요하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본당 신자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서 우리 본당에는 그런 강의가 필요할까 생각했었지만, 지구의 사정을 들으니 정말 필요하겠다고 느꼈죠. 그런데 예상외로 우리 어르신들의 참여가 너무 좋네요.”

두 시간에 가까운 강의 시간 동안 앞줄에 앉은 신자들은 잠깐 끔뻑거리는 것조차 없이 강의에 집중한다. 강의 중간 중간에 나오는 농담과 친절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나와 있는 PPT 덕분이기도 하지만 강의 내용 자체가 신자들이 정말 듣고 싶어 했던 내용이었다.

“여수 지역은 개신교의 세가 강한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 개신교 신자들이 우리 신자들에게 질문을 하거나 우리가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하는데 그때마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었던 기억들 갖죠. 이 강의가 신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지난 3월 26일 ‘가톨릭교회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시작된 강의는 ▲4월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5월 성모 마리아는 누구인가 ▲6월 성경이란 무엇인가 ▲8월 전례란 무엇인가 ▲9월 성사란 무엇인가 ▲10월 사회교리란 무엇인가 ▲11월 종교개혁의 올바른 이해 ▲12월 창조론과 진화론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5월 28일 진행됐던 성모 마리아 강좌에는 인근 본당 신자들이 몰려 강의가 진행되던 교육관에서 하는 것이 불가능해 성당으로 이동해 강의를 하기도 했다.

“예수님을 알고 그 기쁨을 간직하고 체험한 사람은 그 기쁨이 그 사람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됩니다. 이야기해야 할 내용이 많지만 시간이 없어서 아쉽네요.”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을 앞두고 선출 배경과 의의, 행보뿐만 아니라 「복음의 기쁨」의 핵심 내용을 접할 수 있는 강의가 마련됐다는 소식은 여수지구 본당 주보를 통해 전달됐다. 또한 여수 지구 본당 곳곳에서 ‘오갑현 신부와 함께하는 신앙강좌’ 안내 포스터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앙 강좌 강의 준비를 돕고 있는 주찬순(프란치스코·52)씨는 “신자들에게 이렇게 좋은 강의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다”며 “우리의 요청으로 해서 생긴 강의이고 정말 좋은 강의니까 교우들이 많이 참석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